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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ㆍ곽노현 '쇼크', 정치권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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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ㆍ곽노현 '쇼크', 정치권 격랑 속으로

[전망] 원점에 선 여야, 10월 재보선 어떻게 될까?

야당마저 등을 돌렸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사퇴 여론이 비등하면서 10월 재보선 정국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무상급식을 두고 보혁을 대변했던 두 거물급 인사가 모두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를 전제로 정치권은 선거 전략을 새로 짜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29일 선거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

반면 졸지에 수세적 입장에 처한 민주당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내홍 조짐마저 엿보인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통해 야권 연대 강화를 꾀하고, 이같은 분위기를 내년 총선 대선까지 이어가는 '장기 전략' 수립을 목표로 고심해왔지만, 이미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놓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곽노현 교육감이 아직까지 거취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으나 정치권에선 10월26일 재보선에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무상급식 논쟁을 중심으로 형성된 복지 이슈, 도덕성 문제가 결부된 반부패 이슈가 뒤엉키면서 10월 재보궐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대형 태풍으로 발전할 공산이 커진 셈이다.

홍준표, 복지 이슈에 '노이로제'?…'깨끗한 보수 VS 나쁜 진보' 규정

무상급식 등 복지 이슈 확대를 두고 내홍 조짐을 보이던 한나라당은 곽 교육감 사태를 계기로 '깨끗한 보수 대 나쁜 진보'의 프레임을 내 놓았다. 야권 연대 과정의 비리를 부각시켜 야당을 위축시키고, 복지 이슈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홍준표 대표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 지난 27일 "보수의 상징이 되는 인물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궐선거 이슈는 복지 정책이 아닌 다른 이슈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뉴시스

그러나 "보수의 상징"의 의미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김기현 대변인은 29일 "'보수'라는 말만 강조해서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기자들에게 주문했다. "보수의 상징"이라는 말이 "무상급식 등에 반대하는 선명한 보수"가 아니라 "중도층을 포괄할 수 있는 깨끗한 보수"를 의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곽 교육감이 전날 기자회견을 해 2억 원을 박명기 당시 서울시교육감 후보에 건넨 사실을 시인한 뒤 "깨끗한 후보"에 방점이 찍히는 등 뉘앙스가 바뀌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날 논평을 통해 "곽 교육감이 경쟁자의 딱한 사정에 선뜻 2억원을 쾌척할 만큼 '통 큰 남자'인지, 뇌물거래를 일삼고, 더 나아가 거짓말까지 하는 '참 나쁜 진보' 인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라고 곽 교육감과 야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광재 전 지사, 한명숙 전 총리 등의 검찰 수사를 부각시킨 뒤 "민주당과 곽노현 교육감은 이제라도 썩은 냄새 진동하는 뇌물 뒷거래를 하고, 이것도 모자라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고 한 '참 나쁜 짓'에 대해 석고대죄하기 바란다"며 "아울러 매 선거 때마다 반복됐던 야권단일화라는 '야합 쇼'에 또 다른 뒷거래가 없었는지 스스로 돌아보라"고 말했다. '나쁜 진보'에 대한 심판을 언급한 것이다.

선거 체제 전환은 재빠르지만…보수 분열 조짐, '공안 역풍' 불라…

그러나 홍 대표의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보수층의 분열을 넘어야 한다. 홍 대표의 '중도 끌어안기' 구상은 보수층 결집을 전제한 것인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보수 여론은 분열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른바 극우 성향 인사들 및 개신교도를 중심으로 '보수 신당' 창당 작업이 힘을 받고 있으며, 당내 친박-친이의 해묵은 갈등도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극우 개신교도들이 주축이 된 '보수 신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복지 포퓰리즘 저지'를 계승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 불만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등이 주도하는 이 신당은 30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 예정이다. 김 목사는 최근 "좌파로 기운 한나라당 대신 반공 보수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 측은 "무상급식 2라운드가 되면 박 전 대표가 나서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표가 복지 확대를 강조해온 데다 중간층을 잡아야 하는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극우'가 주축이 된 이들 보수파의 주장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보수의 분열 구도는 당내 오 시장 지지파인 친이계 구주류와 친박계 의원들 간에도 형성돼 있다.

여기에 그간 여당의 지원군 역할을 했던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도 자유선진당과 공조를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인물난도 문제다. 한나라당 인사들은 "여당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나오면 표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데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도 끌어내기 힘들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거론되는 인사들도 적고 박원순 변호사, 조국 교수 등에 대적할만한 외부 인사도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르면 30일 있을 청와대의 개각도 변수다. 한나라당이 '깨끗한 보수'를 내건 상황에서 과거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처럼 도덕성 논란이 재현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와 함께 최근 검찰의 공안 몰이도 여권에는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곽 교육감 수사를 담당하는 곳은 '왕재산 간첩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다. 한진중공업 이슈, 제주 해군기지 이슈와 관련한 '공안 몰이'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야권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고, 중도 성향이 많은 서울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민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내홍 조짐만…

한나라당이 '프레임 전쟁'에서 시동을 걸었지만, 민주당은 아직 혼란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천정배 최고위원의 의원직 사퇴에 불만을 표시한 손학규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최고위원은 "선거 정국의 조기 과열은 한나라당이나 걱정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지금 당은 공정한 경선 관리에 착수할 때"라고 손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겨냥했다. 곽 교육감 '쇼크'에 이어 서울시장 후보군 난립으로 내홍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것.

게다가 민주당 역시 곽 교육감의 사퇴를 내심 바라고 있지만, 곽 교육감이 실제로 사퇴하기 전까지는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교육감 선거 무용론' 등을 들고 선수를 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당의 공식 대응도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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