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美 대사 면전서 "반미주의자 책동으로 FTA가…"

기자들 빠지려 하자 홍 대표가 "잠깐"이라고 외친 까닭은?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퇴임을 앞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에게 한미FTA 비준 문제와 관련해 "야당의 일부 반미주의자들의 책동 때문에 지연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9일, 곧 이임하는 스티븐스 대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미국에서도 아마 9월에는 한-미 FTA가 통과될 것으로 아는데, 저희들도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FTA를 통과시켜서 한미군사동맹, 한미경제동맹을 같이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스티븐스 대사는 "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간에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매우 기쁠 것이다. 계속해서 이를 지지할 것이고 FTA가 이행되게 되면 특히 청년층에서 많이 필요한 일자리가 양국 모두 창출될 것이며 양국간의 관계를 심화시켜 줄 것"이라고 원론적인 언급을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 국회 대표실에서 만난 두 사람의 대화는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스티븐스 대사가 "우리는 계속해서 열심히 (경제 위기를) 극복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홍 대표에 화답한 뒤, 당직자가 비공개 대화를 제안했지만 홍 대표가 "잠깐만"이라고 하면서 기자들을 잡아두고 몇 가지 발언을 보탰다.

홍 대표는 미 국무부가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은 대한민국으로서는 참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왜 그런가하면 여태 대한민국은 동해(East Sea)로 표기를 했고, 대한민국 애국가에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런 말이 있는데 이것은 대한민국 국체에 관한 문제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님이 돌아가시면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해 단독표기로 하지 말고 동해(East Sea)표기도 같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말씀 좀 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스티븐스 대사는 "돌아가면 그러한 관점이 있다는 것을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맥락에서도 이해하고 토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제 위치에서 제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