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부가 추진하는 무담보 소액 대출 '미소 금융'(마이크로 크레딧) 지원금이 '뉴라이트' 등 보수 성향 단체에 편중된 반면 전문성이 있는 사회연대은행 등의 지원금은 최대 60%까지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12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생경제정책연구소, 민생포럼, 해피월드복지재단 등 3개 사업자가 마이크로 크레딧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선정된 것은 친정부적 성향을 가진 기독교 및 보수단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홍 전 뉴라이트 대표가 '미소금융' 전문가?
특히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실적이 전혀 없었던 민생경제정책연구소가 '미소 금융' 관련 지원 대상 기관으로 선정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뉴라이트 김진홍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사단법인 뉴라이트'가 지난해 10월 30일 이름만 변경한 단체다.
지원금을 받은 민생포럼의 경우는 여의도연구소 출신 김오연 씨와 한나라당 문융식 전 부대변인이 대표를 역임한 곳이기도 하다. 설립 전인 지난 2007년 창립총회에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참석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민생포럼은 지난해 1월 설립 이후 한 차례 세미나를 개최한 것이 전부다. 해피월드 복지재단의 경우 올해 2월 5일에야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의 자활, 자립 지원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민생포럼과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각각 15억원 씩, 해피월드복지재단은 1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반면 마이크로 크레딧에 정통하다고 평가받는 민간기구인 사회연대은행 지원금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60%가 줄었고, '신나는 조합' 지원금은 지난해 6억원에서 올해 5억원으로 16.7%가 줄었다. 홍 의원은 "이는 진보성향 단체이기 때문에 줄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지난 8월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마이크로 크레딧을 잘 하는 '사회연대은행' 같은 쪽은 (지원이) 다 배제되고 수십억원이 어제 오늘 만들어진 뉴라이트 쪽으로 가고 있다. 경험도 없고 이념 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그런 곳에 (지원을) 주면 잘 될 리가 있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민주당 이석현, 이성남 의원은 이날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동수 금융위원장에게 "선정 과정에서 불공정한 게 없었는지 (지원 대상 기관) 심사위원 명단, 채점 결과표를 자료로 요청했지만 제출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미소금융'에 대기업 동참 유도?…"시장경제 완전히 무시한 관치"
청와대가 '미소금융'을 밀어붙이는 과정을 두고 '관치금융'논란도 일었다. 전국경제인연합의 1조원 기부, 금융권 3000억원 출연과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기업과 금융 기관 등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도 "(압박이) 사실이라면 완전히 시장 경제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금융기관에 '돈을 내라'고 해서 (미소 금융) 규모를 대폭 확장시킨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옛날 한나라당이 좌파 정부를 공격하는 그런 식으로 일을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금융위가 주도를 해서 전체적인 플랜을 가지고 (전경련 등과) 협의했다"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다만 "대기업 등이 문제의식에서 공감한 것이고 우리(정부)가 받아 쓰는 게 아니라 기업이 동참하고, 직접 시행하기도 하는 식으로 돼 있다"며 "(관치와 관련해서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는 말씀으로 대신한다"고 불쾌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기업들이 '공감'하는 것과 목표액을 제시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며 "과거 관치금융과 수법이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미소금융중앙재단(옛 휴면예금관리재단) 올해 인건비는 11억7천만원에 달하고 1인당 평균 급여는 7300만원 수준"이라며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정도로 직원들에게 연봉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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