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불법 도청 의혹' KBS 옹호

손학규 "KBS, 당 대표실 도청 성의있게 진실 밝히라"

한나라당이 KBS를 옹호하고 나섰다. 당 대표실 불법도청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KBS는 민주당 대표실 도청과 관련해 성의있게 진실을 밝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한나라당은 1일 공식 논평을 내고 반박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이 문제를 자꾸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특정 언론기관에 대해서 근거도 없이 정치적인 공세를 가하는 것, 공당에서 심증만 가지고 언론 기관에 대해서 공격을 한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KBS 기자 출신이다.

앞서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KBS의 행태에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번 사태의 '배후'로 KBS를 지목했다. 그는 "물가 폭탄 등 민생고가 심각한 와중에 국민의 부담을 고려해야 하며 공영방송의 중립성ㆍ공정성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수신료 인상안 처리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날 민주당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 대해서도 손 대표는 "도청 자료를 정치공세에 이용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마땅히 진실을 규명하고 성실한 사과를 해야 하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최고위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실제 KBS가 그랬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증거는 아직 우리에게 없다"면서도 "KBS로서는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내용들을 알고자 엿듣고 싶어 할 수는 있다. 말하자면 범죄의 동기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은 이어 "상당히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얻은 제보를 경찰에 전달한 상태고 앞으로 경찰의 수사를 통해서 밝혀지기를 지금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KBS) 내부고발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하자 천 최고위원은 "거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형환 대변인은 "일부 최고위원께서는 확증은 없지만 범죄의 동기는 있다는 이런식의 애매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일단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천 최고위원을 비판하며 거듭 KBS를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