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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한나라당, 친이·친박 이런 것 없애버려야"

"삼성은 인도서 1500명 고용하면서…" 불만도 표출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한나라당 운용에 대해 "계보도 친이, 친박 이런 것 다 없애버려리고 국민들 앞에 신선하게 정책 갖고 논의하고 또 합의되면 민주주의 방식으로 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야당이 공격을 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중심으로 일관적으로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인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조찬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한나라당의 일관된 가치가 흔들리는 데 대해 우려를 보였다. 그는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든 국민 다수가 신뢰하고, 잘못하면 지지를 잠시 거두더라도, 근본적으로 새로운 모습,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합의가 돼도 안 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한나라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회동 모두 발언 일성으로 "친이 친박 이런 것 다 없애버려야"한다고 언급한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 대통령의 '작심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야당이 공격하더라도"라고 말한 부분은 최근 쇄신파의 감세 철회 추진 등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배은희 대변인이 전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야당을 따라가지 말고 일관성 있게" 였다. 이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야당이 공격해도"로 뒤늦게 정정했다. 발언의 적확성을 떠나 이 대통령 발언의 뉘앙스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친박계의 계파 정치, 그리고 '신주류'로 부상한 쇄신파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대해 "일관성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면 (한나라당이)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는데, 이는 이 대통령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한나라당 지지율을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일관성"을 상실해 한나라당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에 황우여 원내대표는 "우리나라에서 G20도 개최하고 세계 7대 무역 수출국이 되는 등 국민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개인에게는 별로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얘기들을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했다.

황 원내대표는 "당은 등록금 문제,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육아 문제, 전월세문제, 퇴직 후 사회 보장 문제 등 생애 주기형 정책 접근을 하려고 한다"며 "서민 경제를 중점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 당정간 협조를 긴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오는 30일 감세 의총이 열릴 것임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원내대표 선출 후 첫 대면인데도, 당 지도부와 대통령 발언의 온도차는 꽤 크다. 이는 향후 당청 관계가 매끄럽지 못할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전날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났는데, 이와 관련된 언급들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날 조찬 배석자인 배은희 대변인은 "없었다"고만 말했다.

"삼성은 인도에서 1500명 고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자리에서 부산 출신인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필요하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풍토 자체를 바로 잡아야하고 악질 대주주와 비호 세력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법대로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불거진 경북 칠곡의 고엽제 매장 등 문제에 대해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진상조사와 현안 파악을 철저히 해서 피해 없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이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고 배은희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삼성은 인도에 1500명을 고용하는 IT 회사를 만들었는데, 한국에서 그런 일자리가 생기면 좋겠다"고 삼성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고졸자 취업난 등과 관련해 "군대도 자원이 부족해 (고졸 취업자) 면제 힘들지만 대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면 군대를 연기할 수 있는데,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면, 같은 혜택 받을 수 있는 방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국가 장래와 후손을 위해서 (국회 내) '녹색성장특별위원회'와 같은 것은 필요한 부분이다. 야당에 제안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좋은 제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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