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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재오-정몽준-김문수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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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재오-정몽준-김문수에 '일침'

'친이 구주류' 주장에 반대 입장 명확히 전달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재오 특임장관 측 '구주류'에 일침을 가했다. 구주류가 당권-대권 분리 규정 축소 주장을 하는 데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19일 오전 황우여 원내대표와 모처에서 30분간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황 원내대표가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우리가 당을 개혁하고 쇄신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변화의 방향은 앞으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 당권-대권 분리 같은 문제가 (과거 박 전 대표가 대표를 지내던 시절) 쇄신안으로 진행돼 확정된 것인데, (대통령) 선거나, 당면해 필요한 과제가 있다고 해서 그러한 철학이나 큰 흐름을 뒤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2005년 당 혁신위를 꾸려 만든 안이다. 당시 혁신위원장은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었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이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고, 친이계 구주류가 이를 받아 당권-대권 분리 규정 축소를 주장했다. 구주류의 '박근혜 대항마' 중 하나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했었다.

반면 소장파 및 쇄신그룹인 '새로운 한나라'는 지난 17일 "당권-대권 분리 규정 완화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태도를 취해왔다.

친이계 구주류의 주장에 일침을 가한 박 전 대표는 소장파들이 주장하는 '전당원 투표제'에 대해 "계파에 의한 전대라는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 충분한 선거인단 확대는 필요하다"고 일부 손을 들어줬다.

박 전 대표는 당 쇄신과 관련해 "국민을 위해서 정당이 있는 것이고 (쇄신의) 초점을 국민 입장이 돼 골똘히 생각해야 답이 나온다. 그리고 그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겠느냐"며 "그런 입장으로써 쇄신의 명분과 원칙을 상실하면 안된다. 정당 정치의 개혁에 있어서 후퇴는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

"국민 입장이 되라"는 것은 당이 청와대 눈치를 보지 말고 쇄신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되는 부분이다.

황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당헌 당규 개정 작업을 하는 정의화 비대위원장에게 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류 색깔이 강한 정 위원장과 '신주류' 색깔이 강한 황 원내대표간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같은 상황들을 종합하면, 구주류의 힘은 더 빠질 수 밖에 없고 '새로운 한나라' 등 신주류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등에 업고 친박계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는 구주류의 반발은 더 거세질 수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전당대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한나라당의 현행 집단지도체제는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7월 있을 전당대회에서는 소장파-친박이 연합해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홍준표 전 최고위원, 김무성 전 원내대표 등이 당 대표로 거론된다. '새로운 한나라'가 독자 후보를 내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박 전 대표를 만난 뒤 내일(20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회동을 한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황 원내대표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전할 모종의 메시지를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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