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영춘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부산 공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부산홀대론' 등으로 한나라당의 아성이었던 부산에 민주당이 균열을 낼지 주목된다.
김 최고위원은 13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산진갑 지역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쌓아온 가치를 부활시키고 영남에서 민주당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진갑은 현재 친박계인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의 지역구다.
김 최고위원은 "야권 지지도가 다른 곳보다 4~5%가량 높은 사상구나 북구 또는 당선가능성이 큰 연제구에 출마하라는 권유가 많았지만, 그곳은 다른 분을 모셔도 된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부산에서 민주당이 의미 있는 약진을 하려면 제가 나고 자란 곳에서 출마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내년 총선에서 부산지역의 3분의 1인 6석 가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역할을 하겠다고 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의 민주당 현역 의원은 재선의 조경태 의원이 유일하다.
김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의 측근으로, 야권 연합과 함께 영남에서 야권의 약진이 있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를 꾸준히 펴 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되면서 '부산 출마'를 약속했고, 결국 비교적 선거 승리 전망이 밝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를 버렸다. YS에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김 최고위원은 지난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독수리 5형제' 중 한명이다.
참여정부 초기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참여정부 인사를 포함해 능력 있는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인재 영입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8대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민주당이 부산에 희망을 갖는 근거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투표함 개봉 결과 총 18석 중 무소속+야당이 7석을 차지해 한나라당은 큰 충격을 받았었다. 부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것은 16년 만의 일이었다.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의 공식이 깨진 것이다.
게다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는 44.5%의 득표를 기록는 기염을 토했다. 해운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야권 구의원들이 제1야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수도권이 어렵다고 하는데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한명만 나와도 한나라당-무소속-야당 구도가 돼 어려워졌던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재보선에서 김해을 민심을 살펴보니 한나라당에 대한 '비토'의 민심이 낙동강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올까 걱정이 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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