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는 5월 2일 원내대표 경선은 예정대로 진행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한 후 총사퇴하기로 28일 결정했다.
그러나 민본21 등 한나라당 소장파 일부는 원내대표 경선을 예정대로 진행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계파 갈등 증폭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본21과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진 정두언 최고위원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 강행 결정 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지금 상황은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서 총의를 모아야된다"고 말했다.
민본21의 한 의원도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5월 2일 원내대표 경선을 1주일 가량 미루고, 먼저 긴급 의원연찬회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패배의 원인 분석, 총체적 쇄신 방안 등에서 먼저 공감대를 형성한 뒤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병석, 안경률 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두 의원은 각각 이상득계(이병석), 이재오계(안경률)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이재오 장관, 이상득 의원 등이 사전에 교감을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주류 강화론'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쇄신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홍준표 "지금은 박근혜 시대"
주류가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비주류의 움직임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거주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서초포럼' 초청 강연에서 한 참석자가 '대권에 도전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지금은 박근혜 시대"라며 "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대체재가 되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그러려면 거기에 걸맞은 실력을 갖춰야 한다"며 "그러나 내 눈에는 아직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중립파, 비주류 등이 박 전 대표에게 기울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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