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검사'가 김경준 회유"…허위 보도 아니다

"언론이 검사 명예를 훼손? 검찰은 감시와 비판의 대상"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김경준 씨를 회유했다"는 의혹 보도가 "검찰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다"는 항소심 판결이 21일 나왔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BBK 사건과 관련해 김경준 씨가 조사 과정에서 "수사 검사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구형량을 3년으로 맞춰주겠다'고 했다"는 내용의 메모를 자신의 누나인 에리카 김에게 보냈던 사실을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최재경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BBK 특별수사팀' 검사 10명은 <시사인> 주진우 기자 등에 "김 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해 수사 검사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6억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이날 판결에서 재판부는 "기사에 보도된 김경준 씨의 자필 메모와 육성 녹음이 실제로 존재하는 등 허위성을 인정할 사유가 없다"며 "검찰 등 수사과정에서의 직무집행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명예훼손 책임을 엄격해야 따져야 되는데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기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같은 내용의 <시사인> 보도와 관련해 검사 6명에게 3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 그러나 이날 서울고법 민사19부(고의영 부장판사)의 판결로 원심이 깨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