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조현오 경찰청장은 법 위에 있나"

검찰, 뒤늦게 서면조사만 해 논란…문재인 "분통 터진다"

검찰이 '노무현 차명계좌 발언'을 한 조현오 경찰청장에 대해 서면조사만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 당한 조 청장은 지난 15일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견 발언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는 내용의 서면 질의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조 청장을 고발한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은 2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분통이 터진다"며 "현직 경찰청장의 신분을 예우를 해 서면 조사를 먼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진작 했어야지, 서면조사를 하는데 9개월이 걸리느냐"고 말했다.

15일에 검찰이 서면조사를 했다는 사실 역시, 문 이사장이 18일 담당 검사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한 뒤에 알려졌다. 이처럼 검찰이 뒤늦게 서면 조사 사실을 알린데 대해 문 이사장은 "말이 안 되는 처사라고 보고 그야말로 면피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 이사장은 이어 "조 청장이 '(서면 조사에서 차명계좌 발언이) 사실이라고 진술했다면 그야말로 소환 조사의 필요성이 확실해진 것"이라며 "이제는 조 청장을 소환해서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근거가 타당한 것인지 그것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경찰청장은 법 위에 또는 법 바깥에 있는 존재이겠느냐. 범죄를 저질렀으면 당연히 조사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소환조사에 응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대단히 부당한 행동일 것이고, 뭔가 믿는 배경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고 조 청장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앞서 노무현재단은 "조 청장이 한 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 검찰 수사 도중 차명계좌가 발견돼 자살했다는 허위 발언을 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해 조 청장을 고소했다. 조 청장은 "사실에 근거한 발언"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그 근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