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인상 요구를 종합해 농식품부가 기획재정부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껌, 캔디, 초코파이(4월 16일 인상), 두유, 고추장 등(5월 16일 인상), 제빵 라면 등(6월 16일 인상)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제품값을 조기에 올리려는 기업들에게 "지금 언론 동향이 좋지 않다. 한꺼번에 올리면 담합 정황을 보이게 되니, 시차를 두고 올려라.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선거가 끝난 후 올렸으면 좋겠다"고 구두로 지시했다고 한다. 또 특정 업체가 정부의 요청을 뿌리치고 초코파이 등의 가격을 7~8% 올리자 지경부에서 "언제 그렇게 올리라고 했느냐"고 질타했다고 한다.
▲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
또 이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과천에서 있었던 한 정부 합동 물가관리대책회의(기획재정부 주관)에서 지식경제부는 설탕값의 인상폭과 시기에 대해 기업들의 인상요구를 들었다. 이에 지경부는 인상율을 한자릿수 이내로 조정하고 인상시기도 업계가 요청한 날짜보다 1주일 늦추어 인상하도록 했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지식경제부가 작성한 이 자료는 '국내 설탕 가격 동향 및 대응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돼 있다. 정부가 개별 기업의 설탕 관련 제품 인상 시기 까지 일일이 조율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
이 자료는 "국제 원당 및 설탕 가격의 지속에 따른 경영 악화로 국내 설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을 통보(CJ제일제당, 3.2)...인상률 12.0%, 인상시기 11.3.5(토)"라고 동향을 분석했고 이어 '검토 및 조치사항'으로 "작년 12월 가격 인상시에도 CJ측은 당초 23%(인상)를 요청했으나 15.4% 범위 내에서 한 자리 수(9.7%) 선인상 후 미반영 분은 설 명절 이후 반영키로 함"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자료는 "외부 용역 기관에 의뢰한 '국내 설탕 가격 적정성 평가' 결과에서도 가격 인상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치 내용) 물가 안정을 위해 인상 시기 및 인상률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치 결과로는 "인상시기 연기(1주일) 및 한자리수 내 인상 결정"이라고 돼 있다.
'기업 팔비틀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최 장관은 지난 3월 23일 '중앙일보 에너지포럼'에서 "설탕 업체 등은 적자를 보면서도 정부에 (가격 인상 억제) 잘 협의하는데 영업이익을 내는 정유사들은 정부에 성의 표시를 하라"고 정유업체를 압박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설탕값 담합 혐의를 잡고 조사를 벌이다가 유야무야 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설탕업체가 '실세' 최 장관의 말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 담합 조사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 이성남 의원실 제공 |
▲ 이성남 의원실 제공 |
▲ 이성남 의원실 제공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