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손학규 대결이 성사됐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원희룡)는 4일 경기도 성남 분당을 재보선에 강재섭 전 대표 공천을 의결했다. 강 전 대표 공천헌금 수수설을 제기했던 박계동 전 의원은 당 경선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강 전 대표와 손 대표, 이들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각각 여야 대표직을 갖고 선거를 진두지휘한 적이 있다. 강 전 대표는 당시 대부분의 예측대로 총선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었고, 손 대표는 당의 쓰라린 패배까지 곱씹어야 했다.
두 인사의 '정치 인생'을 건 두 번째 대결은 같은 지역에서 맞붙은 '진검 승부'로 현재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분당을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의 지지율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31일 실시된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강재섭 44.3%, 손학규 42.7%로 나와 한나라당을 바짝 긴장시켰다. <시사저널>-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는 손학규 46.0%, 강재섭 40.6%로, 손 대표가 무려 5.4%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나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손 대표가 강 전 대표를 2~3%, 즉 오차 범위 내로 맹추격중인 것으로 나와 당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한나라, '정치 혐오' 부추겨 투표율 낮추기?
그러나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김현철 부소장은 이날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분당지역은 우리 한나라당이 강남지역과 마찬가지로 아주 강세지역으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생각을 하지만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 부소장은 손 대표가 30~40대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자 "30대 변수라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30~40대층을 같이 묶어서 생각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30대는 모르겠지만, 40대 쪽에 가서는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부소장은 "재보선이니 결국은 투표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투표율이 높아지면 손 대표 측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들은 벌써 '철새론'에 시동을 걸었다. 손 대표의 '한나라당 출신' 꼬리표를 부각시키고 "지역구인 종로를 버렸다"는 비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강재섭 전 대표도 대구에서만 내리 4선을 한 뒤 이번에 분당으로 지역구를 옮겼지만 "분당에서 15년 산 토박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보수 언론과 강 전 대표가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것 같다. 투표율이 높으면 자기들이 불리하니까 그런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