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 표명으로 대구 경북 친박계 의원들의 반응은 더 격렬해지고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격은 자제하고 있지만 '영남-수도권' 구도를 더 공고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북도당위원장이고 친박계인 이인기 의원은 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대구 지역 의원님들이 (이 대통령 탈당 관련)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며 "기대에 대한 상실감에 의해 (이 대통령은) 못 믿겠다, 신뢰감이 없다, 분노와 배신, 미움의 감정을 의원들이 대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신공항 백지화에 찬성한 것을 두고 "수도권 중심의 가치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일방적인 생각이고, 지방을 균형적으로 살리자는 입장에서 보면 그 판단은 결코 옳은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중심주의에 영남이 희생되고 있다는 논리다.
대구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경제 가정교사 격인 이한구 의원도 불교방송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내년 총선 대선에) 굉장한 악재"라며 "지금 한나라당과 MB정부가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민심이반이 급속히 심한 상황이 됐다. 그나마 잘 버텨주고 있는 데가 영남권인데, 영남권을 한방에 날려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야당 생활 10년 하면서 (대구) 주민들 지지를 받아 살아남으면서 노력을 해 대통령을 만들어 냈는데, 그 과정에서 당이 국민들한테 한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우린 대통령을 믿고 계속 지지를 하지 않겠느냐"며 "(공약을) 뒤집어 버리고 하면 계속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수가 없다. 우리 (영남권에 한) 공약하고 (이 대통령이) 취지가 안 맞다고 하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셔야 되지 않겠느냐"고 거듭 탈당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 부산 출신인 서병수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제부터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이고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과연 가덕도가 좋을 것인지 또는 밀양이 좋은 것인지 또는 제3의 대안이 있는지 등을 연구 검토하기 위해 (영남권 의원들이) 자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의 대결구도로 비치는 등의 분열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이명박, 굳이 대립각을 세우자는 건 아냐"
그러나 친박계 의원들도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대결 구도로 비치는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하는 표정을 보이고 있다.
이인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부터 (신공항)을 차근차근 대비해서 준비해나가자는 말이지 굳이 대립각을 세우자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대선 공약이 이렇게 지켜지지 않는다면,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라든가 과거에 세종시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도 같은 맥락이지만, 앞으로 국민들에게 정치인들이 무엇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약속한들 국민들이 믿지도 않을 것"이라고 박 전 대표의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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