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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개헌 인터뷰'로 전락한 대정부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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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개헌 인터뷰'로 전락한 대정부질문

한나라당 '총선 패배' 전제로 한 질문도 나와

24일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이 사실상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의 '개헌 인터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오 장관의 최측근인 '친이재오계'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이날 개헌과 관련해 이 장관의 견해를 묻고, 이 장관의 답변에 자신의 질의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 의원은 "개헌은 18대 초반부터 광범위하게 논의된 것"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한 뒤 "이재오 장관이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현행 헌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크고 잘 살고 청렴도가 높은 선진국은 어떤 권력 구조를 갖고 있는지 국민이 잘 알아야 한다. 홍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말씀 한 번 해 보라"며 질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자신이 트위터에 올리고 있는 '개헌 단상 시리즈'에 언급한 내용들을 그대로 읊었다. "일인당 GDP 3만불 이상 나라가 180개 중에 24개인데, 그 중에 우리 나라 같은 5년 단임제는 한 나라도 없다", "소득 3000불 미만 나라는 49개 중 37개 국이 대통령제를 실시한다"는 등의 주장이었다.

이 장관은 이어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선 출마했을 때 내세웠던 개헌 공약,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이낙연 민주당 사무총장의 개헌 발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헌 제의 등을 나열한 뒤 "이를 통해 유추해볼 때 현재 민주당도 기본적으로 87년 체제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마음 자세가 돼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이군현 의원은 "왜 개헌 논의 제안이 정략적이 아닌지 설명해달라", "대통령의 개헌 발의 요구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지로 인터뷰 식의 질문을 던졌다. 이 장관은 그 때마다 자신의 개헌 단상을 통해 역설해왔던 것을 조목조목 얘기했다.

친이계인 조진래 의원도 이 장관을 '인터뷰'하듯 질의했다. 조 의원은 "창과 방패가 절묘하게 조화돼 있다는 미국, 프랑스 등의 대통령제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고, 이 장관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그렇게 되면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상당히 제한되겠네요", "그렇지요"라는 식으로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조 의원은 "서울시의 여소야대 문제가 심각한 것이 드러났다. 이런 것(여소야대)가 (2012년) 총선에서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까지 했다. 내년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나타날 가능성, 즉 한나라당이 패배할 가능성을 전제한 얘기다. 여기에 이 장관은 "그렇다. 서울시가 (현행 헌법 폐해와 관련된) 전형적인 사례"라고 맞장구 치는 웃지못할 장면도 나왔다.

이같은 장면이 연출된 국회본회의장은 이 장관의 '개헌 정견 발표장'을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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