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이 개헌을 강하게 주장하며 "우리나라 대통령은 가히 제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회해 풀이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제왕적이라는 의미로 들릴 수 있다.
권 의원은 2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대통령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고, 대통령이 기름값, 배추값을 챙기는 식으로 과중한 업무 부담에 시달린다. 5년 단임제 현행 헌법상 미국 대통령도 갖지 못하는 막강한 권한 갖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권 의원은 "우리나라 역사는 승자독식의 자화상을 반복해 왔다. 사생결단식 정쟁과 대립이 발생하고, 선거 후에도 차기 권력을 향해 이런 것이 지속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일부는 대통령 퇴임후 사법처리됐고, 일부는 재임중 아들이 구속됐고, 일부는 퇴임후 돌아가셨고, 임기 말에는 정당에서 사실상 출당 당하는 가슴아픈 헌정사가 있는데 이런 상화에서 국민은 무슨 희망과 미래를 얘기하겠느냐"고 말했다.
권 의원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이는 제도의 잘못"이라며 "이명박 대통령도 '내가 대통령을 해보니 권력이 너무 집중돼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또 "임기중 조급증으로 업적을 내려다 국가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지적에 동의하느냐"고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물었다.
김 총리는 "우리나라 대통령 권한이 너무 강력해서 그런 과정에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은 부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헌법을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총리가 어떤 견해를 낼 수 없다. 국회에서 논의를 해 주시면 정부는 이를 뒷바침해주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에서) 이명박 정부 민주주의가 유신시대, 5공 시대로 돌아갔다고 궤변을 늘어놓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의 질문에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은 그야말로 언론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가 완전히 인정이 되고 있다"며 "선거에 의해 권력이 교체되고 국민의 모든 인권이 법테두리 안에서 보호되는 상태라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다. '유신 시대'라는 비판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강변했다.
"대운하 공약도 국민 반대해 뒤집었는데, 과학벨트 공약도…"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을 뒤집었다는 논란도 재점화됐다. 대전 출신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대통령이 선거 때 돼서 충청도에 표를 얻기 위해 (공약을 어쩔 수 없이)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당신을 죽도록 사랑하니까 결혼해주십쇼' 해서 결혼했더니, '당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돈이 탐났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사기 결혼이 아니고 뭐냐"고 몰아붙였다.
김 총리는 "공약이 만들어졌어도 공약 내용에 따라서는 국회 입법 조치 등이 필요한 사안이 있다. 과학벨트는 국회에서 입지를 명시하지 않았으니 법에 따라 공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공약 내용을 100% 다 이행하는 것은...(불가능하다) 공약 낸 사람도 국민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자신의 공약을) 점검해볼 필요 있는 것이다. 대운하 공약을 했는데, 국민이 반대해서 공약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약 파기에 대한 정당성을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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