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특사단의 호텔 숙소를 털다 덜미를 잡힌 국정원의 행태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물러나야 된다"는 목소리가 많아 조만간 원 원장이 문책성 경질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 정보기관이 산업스파이를 하다가 적발됐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황당하다"고 말했다. 여당에서 국정원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문제삼은 것은 처음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전날 이 소식을 접한 후 "국정원, 바보같은 놈들"이라고 말했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원세훈 원장은 물러나야 한다. 문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천안함 폭침, 리비아 (억류)사건, 연평도 피격 그리고 인도네시아 특사단 사건" 등 국정원의 실책을 나열한 뒤 "국정원장은 이제 좀 물러났으면 하네요. 우리나라 정보기관의 수준이 참 부끄럽네요"라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사람들이 국정원 직원이라면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은 다음주 중 정보위 소집 계획을 밝혔다. 권 의원은 "우선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말해 뭐하겠나. 그동안 국정원에서 실수한 게 한두가지냐. 연평도 포격 때는 정보를 수집해 놓고 분석을 못했다. 그 때는 국가 위기 상황이라 참았지만, 이번에는 '국가 망신' 상황이다. 원 원장이 물러나는 게 맞는 수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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