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33.8%로 나왔다. 40~50%에 육박한다는 청와대나 한나라당의 주장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다. '경제 대통령'을 내세우며 출범한 현 정부 3년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잘못했다'(58.3%)가 '잘했다'(27.7%)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는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GH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실시해 21일 발표한 결과다.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서는 '매우 잘한다'는 응답(3.8%)과 함께 '잘한다'는 평가가 33.8%였고 '매우 잘못한다'(19.7%)를 포함해 '잘못하고 있다'가 55%였다.
가장 잘한 분야는 외교(30.5%)였으며, 경제(24.4%), 복지(8.6%), 남북관계(8.0%), 정치(7.2%) 등 순이었는데, 잘못한 분야로는 경제(26.8%)가 첫째로 꼽혔다.
잘못한 분야로는 경제 다음으로 정치(15.9%), 남북관계(13.6%), 부동산 안정(13.2%) 등의 순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못한 분야가 '경제'로 조사된데 대해 이 신문은 "집권 중반기를 넘어오면서 국가채무 증가(2007년 299조원→2010년 392조원), 가계부채 증가(2007년 595조원→2010년 3분기 770조원), 청년실업증가(92만명) 등의 악재에 묻히기 시작했다"면서 "작년 말부터 본격화된 물가상승과 전셋값 폭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MB정부에 대한 평가가 인색해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내걸었던 '친서민 정책'에 대한 평가도 혹독했다. 감세와 친(親)서민이라는 이율배반적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MB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잘못했다'는 응답이 58.3%를 기록, '잘했다'는 비율(27.7%)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30대의 70%가 '잘못했다'고 답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물가안정'(51.6%)을 꼽았다. '일자리 창출'(16.8%)과 '전세난 해결 등 주거안정'(14.0%)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만약 내일 대통령 선거를 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8.1%로 타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10.8%)이 뒤를 이었고, 오세훈 서울시장(6.1%), 손학규 민주당 대표(4.7%),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4.2%), 김문수 경기지사(4.1%) 등의 순이었다.
보수 성향의 경제 매체인 <한국경제신문>가 이같은 진단을 내린 것이 의미심장하다. <한겨레>도 이날 "민생경제 '연쇄부도'…헛말 된 '경제대통령'"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비판했다.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경제 대통령'을 표방했던 이명박 정부 4년 차에 대한 성적표가 박하다. 이번 주 부터 각 매체들은 이 대통령 취임 3주년을 평가하는 기사를 내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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