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경제통'들의 MB정부 경제정책 비판이 가열되고 있다. 15일에는 친박계 경제통이고 박근혜 전 대표의 2007년 대선 경제 부문 공약 기안에 참여했던 이혜훈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전세대란'과 관련된 정부 대책에 대해 "전세값이 너무 비싸 서민들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의 본질인데 전세값은 높은대로 두고, 그냥 빚을 내서 전세값을 감당하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런 부분은 상당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연장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이 의원은 "자꾸 그런 시그널을 주는 게 여러 가지로 경제정책에 안 좋다"며 "전세값도 전세값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인데 DTI를 완화를 해버리면 나중에 물가가 무지하게 올라도 정부가 손을 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오면서 비정상적인 저금리기조로 지금 벌써 몇 년째 유지하는 것인데, 이자가 워낙 싸니까 이분들(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는 자꾸 월세를 선호하게 된다. 그래서 있던 전세물량마저도 월세로 자꾸 전환을 하니까 전세물량이 딸리게 되고, 전세값이 오르는 측면도 있다"고 정부의 금리 정책을 비판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정부의 물가 대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보복성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그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물가 협조를 하면 탈세한 것 눈감아 주고, 물가 협조를 안 하면 탈세한 것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냐.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는 것이 맞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한구 "환율 내려야"
박근혜 전 대표의 '경제 개인교사' 격인 이한구 의원은 전날 같은 라디오의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최 장관의 '관치 경제 논란'에 대해 "원체 다급하니까 임시 조치로 나온 것 같은데, 이게 옛날에 70년대 때 주로 하던 방식"이라며 "개별 품목별로 몇개 업체 상대로 정부가 말해 가지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의원은 전세값 급등을 포함한 물가 대란의 해법으로 '총수요 규제'를 내 놓았다. 즉 금리를 올리고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정부의 고환율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이 (물가 인상의) 제일 큰 요인이므로 환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정부가 여전히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라는 인식을 갖고 70년대 식 관치 금융을 밀어붙이고 있다는데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금리동결을 결정한 것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도 읽힌다. "사실상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금리를 동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이다.
이 의원의 이같은 반박은 현 정부의 저금리, 고환율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저금리, 고환율 기조를 유지하고자 하는 인사들이 모두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최중경, 김중수)이다. 이들이 모두 이명박 정부 초창기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강만수 사단'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대표적인 '업적'으로 내세우고 경제 살리기에 대해 친박계 의원들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는 모습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경제 분야에서 이 대통령과 선을 긋게 될지 여부를 가늠하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중립 성향이며 범친이계로 꼽히는 김성식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DTI규제완화는 더 이상 연장되면 안 되고 이제 철회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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