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문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약속을 했으면 지키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 유치 의지를 표명했다가 말을 바꾼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당초 공약집을 통해 대전 유치를 약속했었다.
김 지사는 26일자 <해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선거 때 (이 대통령이) 약속을 했고 공약집에도 나왔다더라. 공약으로 약속을 했으면 지키는 게 맞다. 그게 정치상식이다.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약속해 놓고, (나중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걸 너무 정치적으로 결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우리동네에 와야 한다고 하지도 말고, 과학기술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가 태도를 바꾼 것과 관련해 최근 이 대통령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강하게 시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김 지사의 '숙원'이었고, 이를 이 대통령이 들어주면서 자연스럽게 과학벨트 논란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것.
김 지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당에 주문한 것과 관련해 "지금 헌법을 고쳐야 할 이유가 뭐가 있나. 지금 어려운 게 개헌이 안돼서 그런 것인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지사는 또 "(일부에서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을 뽑을 때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100일 만에 물러가라고 시위를 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서서 'MB OUT' 피켓을 내걸지 않았나. 국민들이 1년도 못 기다리는데 4년 중임제를 하면 정치갈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오세훈, '학생들 밥먹이니 안먹이니' 갖고 주민투표한다니…"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기도 하는 김 지사는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들에 대한 평도 거침없이 내 놓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면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를 추진하는데 대해 "선거비용도 만만치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 지사는 "나는 (그렇게) 안 한다. 많이 겪어 봤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득이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학생들 밥을 먹이니 안먹이니 하는 문제를 갖고 주민투표를 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가급적이면 대화와 타협으로 원만하게 소통해야 한다. 경기도 의회는 3분의2를 민주당 잡고 있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했다.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소통이고 통합"이라며 오 시장에게 '훈수'를 두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김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이고, 정치적으로는 유일하게 후광을 독점적으로 상속했다. 한나라당 대표도 했고, 국회의원이고, 매력도 있다"고 평하면서도 "과연 (현재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단정하긴 어렵고, 본인이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도 그는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3번 했고 장관에 대변인, 도지사까지 했다. 십몇년을 한나라당에서 옷을 입었는데..."라며 "전임 (한나라당 소속일 때) 경기도 지사인데, 그분이 저쪽 당(민주당)에 있으니 그게 좀 어색하다. 본인도 어색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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