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이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대해 "지금은 지지도라기보다 선호도라고 봐야 한다"며 낮게 평가했다.
안 대표는 21일 <연합뉴스>와 신년 인터뷰를 통해 "물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후보군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결정적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후보군이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이 굳어져가는 듯 하지만, 조만간 여권의 '판'이 흔들릴 것을 예고하는 말이다.
안 대표는 향후 대권 경쟁 구도와 관련해 "앞으로 6~8명의 후보들이 나오리라고 본다"며 "그러면 후보들간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단일화나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같은 발언처럼 최근 차기 대선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제동을 거는 듯한 움직임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후견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날 박근혜 전 대표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나라의 원흉"이라며 맹비난했고, 한때 박 전 대표의 '정적'이었던 이재오 특임장관도 최근 "군사독재"를 거론하며 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었다.
전날 박 전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인 정몽준 전 대표의 싱크탱크 격인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박 전 대표 견제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 조사 결과 내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36.8%로, 한나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35.4%보다 1.4%포인트 높게 나왔다. 이와 관련해 연구원은 "현재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대세론을 이끌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과 그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친이계 내부에서도 "대세론이라는 것은 허망한 것"이라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 친이계 인사는 "결국 이재오 장관 등 친이계 핵심들이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느냐 마느냐인데, 그럴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높지 않은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친박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님' 이상득 의원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무시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하는 것 역시 "뭔가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경선 때부터 과학벨트를 대전 충남 지역에 유치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었다.
충청 민심이 요동치면 칠수록, 충청 지역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결과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충청 민심 악화를 우려하면서도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이지 박 전 대표의 약속이 아니다. 따라서 여기에 박 전 대표의 '원칙론'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침묵이 계속될수록 한나라당에 대한 충청권의 민심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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