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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노무현 정부가 왜 개헌에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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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노무현 정부가 왜 개헌에 실패했나"

이재오 '세 과시'에 홍준표 "계파 갈등 불 지피는 모임"

25일 열릴 개헌 의원총회를 닷새 앞두고 한나라당 지도부 내에서 '개헌불가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다른 의도가 있다", "성사되기 힘들다"는 부정적 전망이 당내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기 때문. 의총을 열기도 전에 개헌 논의가 가열되면서 당내 계파 싸움 등 분란으로 확산될 조짐도 엿보인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8대 국회 들어와서 우리가 3년 동안 개헌 문제를 미루고 있다가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에 와서 뒤늦게 다루려고 하고있는데, 정권 후반기에 돌입한 지금, 차기 주자들이 가시화 되는 상황에서 지금 개헌 문제를 다뤄서 과연 성사 될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4년 중임제에는 여야 의원 모두 (대체로) 동의하고 있지만 과연 이 시점에서 다루어서 성공을 할 수 있는 문제인가. 우리가 87년체제가 들어설 때는 국민의 열망을 바탕으로 개헌을 했다. 정치권의 이해문제로만 개헌이 되지 않는다. 과연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적 열망이 있느냐"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친이계 의원 40여 명이 개헌을 화두로 지난 18일 만찬 회동을 가진 것을 지적하며 "집권 후반기에 이 정부의 국정 추동력을 당에서 불어넣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개헌 문제로 계파 갈등의 불씨를 지피는 모임들이 계속되고 있는데 걱정스럽다"며 "당내 계파 갈등이 개헌 문제를 통해 벌어진다면 하반기 당은 또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개헌이 17대때 약속인데, 18대 국회 와서 약속을 지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다른 의도로 지금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특히 계파 모임이 논의 중심으로 되는 개헌 논의가 사실상 '우리를 위한 개헌'이 될 수 있다는 점, 줄 세우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개헌논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고, 결국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의 원포인트 개헌 제안을 (한나라당이) 거부했던 이 시기(집권 4년차)에 하는 개헌 논의는 모양상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이 '정략적'이라며 거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안상수 최고위원은 "개헌 문제는 논란이 많은 만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할 게 아니라 모든 결론은 의총에서 내야 한다"고 반박했고, 김무성 원내대표도 "'다른 의도가 있다', '줄세우기다' 등 자극적인 이 부분(의구심)은 의총에서 한번 걸러내야 한다"고 의총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친이계 최대 계파 모임인 '함께 내일로' 등 친이계 의원 40여 명은 지난 18일 회동에서 '개헌 전도사'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만찬을 하며 개헌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를 개헌 논의 종결 시점으로 설정한 이재오 장관이 '개헌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고, 이를 친박계와 중립 성향 의원들이 저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한때 90~100여 명을 자랑했던 범 친이계 의원들이 개헌 논의를 위한 모임에 고작 40명 밖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당내 개헌 추동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본21 소속 김성식 의원은 개헌 의총 자체에 반대 의사를 표했고, 소장파, 중립 성향 의원들 중심으로 "개헌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도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대권 행보를 활발히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낡은 개헌 카드를 또 꺼내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기 초반에 (개헌 논의를) 해야 순수성을 인정 받고 국민적인 공감대가 넓어지는데, 임기 말이 가까워 오면서 이 얘기(개헌)를 하면 마치 뭔가 캥기는 게 있는 것 같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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