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조우가 불발됐다.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법률대상을 수상하게 된 김 전 대통령과 직전 대상 수상자인 박 전 대표가 13일 열릴 예정인 시상식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으나, 김 전 대통령이 시상식에 불참키로 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 측은 "이틀 전에 행사참석 요청 공문이 왔다"며 "이미 김 전 대통령은 다른 선약이 잡혀 있어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적인 행사지만 두 사람의 만남 성사 여부는 묘한 관심을 끌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김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더 멀어졌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김 전 대통령은 경선이 한창인 시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에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하지 않고 독재를 한 것은 무엇이라고 변명해도 잘못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박 전 대표를 불편하게 했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치적 '라이벌'이기도 했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 의해 의원직 제명을 당하기도 하는 등 '핍박'을 받았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에 고초를 당했던 고 장준하 선생의 유가족에게는 사과를 했지만, 당시 야당 거물로 정치적 박해를 당했던 김 전 대통령에게는 사과나 유감 의사를 표한 적이 없었다.
지난해에도 김 전 대통령은 세종시 논란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원안 사수'입장을 비판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수정안을 찬성했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무성 현 한나라당 원내대표, 친박계 핵심 의원인 이성헌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현직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을 만들 수는 없지만 (특정인이) 안 되게 할 수는 있다"고 말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날 행사에서도 김 전 대통령이 행사를 취소한 것을 두고 "박근혜 전 대표 쪽보다는 김 전 대통령 쪽이 아직 박 전 대표를 껄끄러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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