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후보자는 대검 차장을 지내다 검복을 벗은지 6일 만에 로펌에 들어가 7개월 동안 7억여 원의 급료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전관예우 치고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7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전관예우가 새삼스러운 일이냐"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청문회를 보고 판단해야 하겠지만 상당히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검사 출신 원희룡 사무총장도 "걱정스럽다. 공직자들은 그런 재물 등을 멀리 할수록 좋은데…"라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야당에서 청문회 대상자 세 분 가운데에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가장 강하게 압박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검 차장직을 지낸 다음에 7개월 만에 7억의 수입을 올렸다는 데에서 본인은 '정당하게 급여로 받은 재산이고 세금도 다 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다만 서민들 입장에서는 액수가 많아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액수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고 이 문제도 청문회에서 논의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법원이나 검찰, 고위직을 지내신 분들이 법무법인 같은 곳에 가서 고액의 급여를 받는 것이 상례화 돼 있다"며 "이 문제는 단순히 감사원장 후보자의 문제를 넘어서 현재 법조인들에 대한 전관예우에 대한 문제와 맞물리기 때문에 보다 큰 틀에서 한 번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청문회는 오는 19~20일 양일간 열린다. 정 후보자는 '전관예우' 외에도 14년 동안 서울 강남, 마포, 경기 과천, 대구 수성 등에 부동산 가격 급등 지역으로만 9차례에 걸쳐 전입신고를 했던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투기 의혹도 받고 있다.
또 민간인 불법 사찰과 관련해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불법 사찰로 실형을 선고 받은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이 "억울해 하고 있다. 모종의 '폭로'를 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 정 후보자의 청문회가 "향후 정국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박지원 "정동기, 사퇴하고 전관예우 잘받는 법 강의나 하라"
민주당은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날에 이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정부 기관을) 감사할 사람에 대통령 수석을 보내는 것은 군사 정권에 한번 있었던 일이다. 또 감사원장이 (다른 관료들이) 전관예우를 받지 못하도록 감사를 해야 되는 직위인데, 자기는 전관예우를 받고 남에겐 받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는 대검 차장에서 변호사가 돼서 전관예우를 받아 7억을 벌었다. 한 달에 1억을 번 것인데 청와대는 괜찮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차라리 정동기 후보자는 사퇴를 하고 퇴임하는 법관들에게 어떻게 하면 전관예우를 잘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강의를 하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는 대검 차장을 하면서 BBK 수사에 관련이 있고, 또 민간 사찰에 대해 민정수석 때 (총리실로부터 사찰 보고를 받았다는 의혹) 부분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으로도 부적격자"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나고 있고, 세금을 안 내서 부동산이 압류되는 등 국민의 납세의무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부동산 투기를 한 걸 보면 이명박 정부의 정차관이 되는 4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 후보자는 금융정책 전문가이지, 산업정책 전문가가 아니다. 대통령이 귀엽게 봤다고 하면 청와대에서 데리고 있으면 되지, 왜 장관으로 보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서도 "후원회 정치자금 계좌에서 하루에 연료비로 50만원 씩 쓰나. 이는 근본적으로 부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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