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5일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거제에 땅이 조금 있었는데 재산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면서 "집도 다 내놓았고 자식에게 일체 물려주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기부의 형식을 두고는 논란이 예상된다. 김 전 대통령 측이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을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에, 거제도 생가는 거제시에 각각 기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의 재산은 약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죽으면 끝나는 것이고 영원히 못산다"며 "내가 가진 재산을 자식에게 줄 필요가 없고, 재산을 환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에 안상수 대표는 "정치인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는 일을 하셨다"고 평가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이 하도 좋아서 백수 이상 사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연말 예산안 파동과 관련해 "내가 국회의원할 때만 해도 사람들이 정치를 잘 모를 때여서 심하게 몸싸움을 했지만 지금은 정치를 아는 시절인데 현재 국회 모습이 부끄럽다"며 "여당의 책임이 크고, 한나라당이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의원들이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말까지 하고, 대통령에 대해 마구잡이로 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의원이 말을 함부로 해 너무 창피하다"고도 했다. 최근 '막말 파문'에 휘말린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을 겨냥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가 의원할 때에는 대통령을 그렇게 욕하지 않았고, 최고 원로로 예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무엇보다 안보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이런 말을 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안상수 대표는 "요즘 정치 금도를 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 저희도 안타깝다"며 "한나라당은 서민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두가지 핵심과제로 추진해 민심을 잘 헤아리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YS "김구 씨, 그 양반 만난 적 없어"
한편 김 전 대통령이 이날 백범 김구 선생을 '김구 씨', '그 양반'이라고 칭한 것도 논란이 예상된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김구 씨를 만나 본 적이 없다. 그 양반이 돌아간 다음에 서울대 학생들과 경교장에 가서 시신을 본 적이 있다. 그 양반을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비교하면서 "이 박사(이승만 대통령)가 정치적인 감각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김구 씨는 이북에 김일성을 만나러 갔다 왔다"며 "정치적인 시각은 이 박사가 좀 더 높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07년 9월 존경하는 지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안창호 씨를 존경한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