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예산 등을 두고 여야간 극한 대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내에서도 청와대와 여당의 '예산안 밀어붙이기'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대 국회에서 예결위원장을 지냈던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8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의 책임도 상당히 있다"며 "자꾸 무리한 예산 내용을 그대로 통과시켜달라. 또 시한 내에만 처리해달라는 식으로 (청와대가) 자꾸 여당에 압력을 가하고, 여당은 무조건 따라가고, 이러다가 일이 더 나빠지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야당도 문제가 많지만 (청와대와 여당이) 약간 플렉시블(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 관련해서도 계속 국민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자꾸 악순환으로 가는 것 같다"며 "왜 그토록 강행하려고 그러는지…조금 유연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게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이것(4대강 사업) 때문에 치르는 희생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1년도 예산안에 대해서도 "실제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보다 높게 잡아서 예산을 편성해 놓았는데, 그러면 지금 정부가 제시한 적자보다 더 큰 적자가 내년에 생긴다"고 국가 부채 증가를 우려하며 "그래서 모든 사업이 얼마나 생산성을 내느냐, 얼마나 시급한 것이냐 이런 관점에서 처리돼야 한다. 4대강 사업도 그런 차원에서 보면 무조건 밀어붙일 일만은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무슨 사업을 하든 국토훼손 같은 문제는 시작을 잘못 하면 나중에 보완한다고 엄청나게 돈이 들고, 때로는 보완이 안될 수도 있다"며 "또 이것(4대강 사업) 때문에 다른 필요한 사업의 예산이 배정이 덜 되면 그만큼 국민은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런 것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사업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로 유죄를 선고받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 원충연 전 사무관의 수첩에 이름이 적혀 있기도 한 이 의원은 "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내내 그런 것을 조사받던 사람"이라며 "하여튼 기분은 좋지 못하죠. 아직 그런 나라라면 문제가 있는 나라 잖아요"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 의원은 3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18대 국회에서 예결위원장을 지냈다. 다소 중립 성향이지만 친박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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