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사실상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여당 내에서 "재협상에 반대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협상을 책임진 김종훈 통상교섭 본부장을 해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근 UAE 파병 문제 관련 정부의 태도에 거침없는 비판을 해왔던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22일 국회 예결위 회의에서 정부가 "한미FTA 협정문의 점 하나도 고칠 수 없다"는 입장을 뒤집고 재협상에 나선 데 대해 "이런 식의 재협상이라면 나는 여당 의원으로써 비준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김종훈 본부장이 3년 반 동안 국민을 속이고 사과 한마디도 없이 재협상을 한다고 한다"며 "국민을 속인 것이 전략이었다면 김 본부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협상팀을 꾸리는 게 협상 전략이 돼야 하지 않느냐"고 김황식 국무총리를 몰아세웠다.
유 의원은 "2008년 국회에서 해머, 전기톱, 소화기가 동원돼면서까지 우리는 완전히 난리를 쳤었다"라며 "그런 사람(김종훈 본부장)의 말을 믿고 그 때 비준을 했었다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도 김종훈 본부장 때문에 완전히 바보가 된 것"이라며 "그렇게 관료 한 명에게 넘어가는 국회라도, 그런 식의 재협상이라면 찬성할 수 없다. 저와 같이 생각하는 의원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는 "그 분(김종훈 본부장)이 그 때 그때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분이지, 국익을 훼손하고 국회를 능멸하려고 업무를 한 게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김 총리는 이어 "협상이라는 것은 김 본부장이 테이블에 나가서 일을 하지만 개인 의견으로 좌지우지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정부 내에 관련 팀이 있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지침 받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사실상 재협상을 지시했다는 뉘앙스다.
이에 유 의원이 "이 대통령이 재협상을 하라고 지시했느냐"고 질문하자 김 총리는 다급하게 "아니죠"라며 "미국이 여러가지를 요구하고 나오기 때문에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질문의 취지와 동떨어진 답변을 했다.
앞서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청와대 만찬에 다녀온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동차 문제는 미국에 양보할 수 있다"며 "정부가 비준안을 들고오면 받아줄 수 있다"고 말했었다.
"강 준설해서 나온 골재로 번다던 8조원은 어디에?"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거침없이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대운하 계획을 세우면서 "강을 팔 때 나오는 골재를 팔면 8조 원이 생기고, 이 돈을 대운하 사업에 투자해 국민의 세금이 거의 안든다"고 주장했던 것을 지적한 뒤 "2010년, 2011년 예산에는 골재 채취로 마련한 8조원이 반영된 것 같지 않다"며 "골재 판 돈 8조원이 어디로 가느냐. 작게 (준설토를) 파면 작게 판대로 돈이 생기지 않느냐. 그 돈을 왜 4대강 사업에 쓰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정 장관은 "물론 (준설로 인해 골재 판매 비용이) 생긴다"라며 "이번 예산에도 반영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어디에 반영이 돼 있느냐"고 거듭 몰아세우자 정 장관은 "내년 예산에는 200억 원이 반영됐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겨우 200억 원이 반영돼 있나"라고 말하면서 "8조 원에 비교해서 200억 원이면 기가 막히는 숫자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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