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남상태 연임 로비의 몸통이 김윤옥 여사"라는 주장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 공방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기정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추가 폭로까지 시사하며 방어막을 쳤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강 의원의 저급한 폭로는 언급할 가치도 없고 면책특권을 악용해 영부인을 모독한 것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허위사실이 아님을 밝히지 못한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책임 정치"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자신 있다면 비겁하게 면책특권 뒤에 숨어있을 게 아니라 당당하게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의 주장에 대해 진위를 가려야 한다. 그것이 당당한 태도 아니겠느냐"고 강 의원을 비난했다.
안 대표는 또 "집권 경험이 있다는 제 1야당이 대통령을 모독하는 폭로 정치를 조장하고 있는데, 국격도 안중에 없는 강 의원과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 내외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도 "물러설수 없다"는 기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근거를 뒷받침할 만한) 백업(backup) 자료가 있다"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경고를 날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기정 의원은 충분한 자료를 통해 이야기했고, 저에게 보고도 했다"며 "우리도 백업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도 영부인 문제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고 있다"면서도 "심사숙고의 의미는 자제도 있지만, 만약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계속 (정치공세를) 한다면 그 의미는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나친 정치 공세를 받고있다고 판단되면 추가 폭로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의원이 아니었으면 구속됐을 것", "좌시하지 않겠다"고 반응한데 대해 박 원내대표는 "과거에 자기들이 먼저 했다. 자기들이 하면 로멘스고 민주당이 하면 불륜인가"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99년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옷로비 관계로 '이희호 여사가 개입돼 있다'고 했고, 2003년에는 김문수 의원이 '권양숙 여사가 미등기아파트 전매를 했다'고 했다"며 "어떻게 자기들이 한 것은 잊어버리고 '처음으로 영부인을 이렇게 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발언 트집잡기 앞서 청와대 관계자가 대포폰 만들어 총리실에 지원한다는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는 일에나 주력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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