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시절 폭로 등을 통해 "여당을 공격하는 선봉장의 역할"을 했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현행 면책특권 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주 의원은 3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면책특권을 민주적으로 제한해야 된다는 것은 과거부터 있어왔던 얘기고, 사실 군사정부 때 국회의원의 발언을 보호하기 위한 반작용으로 엄격하게 헌법에 규정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금 민주화가 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이런 상황에서는 조절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 의원은 "현행 법제상으로 면책 특권을 어떻게 조절하는 것은 제 생각으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개헌이 아니면 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 의원의 이같은 지적이 주목을 끄는 이유가 있다. 주 의원은 2004년 본회의장에서 "국회에 북한 노동당원이 암약하고 있다"며 이철우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을 간첩으로 몰았었다. 열린우리당으로부터 "비겁하게 면책특권 뒤에 숨는다"는 비판을 들었던 장본인이다.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주 의원은 "17대 국회가 처음 될 때는 당시 '모 의원'이 조선노동당에 과거에 입당을 했고 대법원 판결로까지도 확정이 됐고, 그 이후에 전향한 적이 없었다. 전향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표현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이날도 '모 의원'으로 표현해 이철우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결국 자신에게 적용되는 면책 특권을 이용한 셈이다.
주 의원은 면책특권을 스스로 거부했던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저도 과거 국정감사에서 김대중 대통령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100억 원짜리 CD를 (사본을) 현물로 제시를 했었다"며 "저는 당시 라디오 인터뷰를 했다. 이런 중대한 문제(김윤옥 여사 연루설)를 제기할 때는 면책 특권 뒤에 숨으면 안된다"고 강기정 의원을 공격했다.
주 의원은 지난 2008년 10월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서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설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스스로 "면책특권없이 말할 수 있다"며 다음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희호 여사가 6조 원의 비자금을 인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고 지난달 1일 검찰에 의해 약식기소 됐다. 당시 주 의원은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벌금 300만 원 형이 확정됐다.
주 의원은 이어 "지난 17대 국회 때 제가 당시 여당을 공격하는 선봉장의 역할을 했었다.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청와대를 공격하고, 대통령을 공격했던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강기정 의원 발언처럼 비열하고, 저열하고, 현직 영부인을 공격하는, 이런 방법에 대해 아마 국민 여러분들도 똑같이 (비열하게)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도 당혹스럽다, 황당한 얘기를 한 거 아니냐, 이런 반응을 조심스럽게 저한테 보여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남상태 연임 로비 의혹에 김윤옥 여사가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한나라당은 2일 강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과거 영부인을 공격한 적이 있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법사위 회의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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