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부의 '부자감세' 철회 논란과 관련해 철회안을 제안한 정두언 최고위원이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를 맹비난해 주목된다.
강 특보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내가 한나라당에 전화를 걸었다", "MB노믹스는 청와대가 바꾸어야 바뀌는 것이지 당이나 한 사람의 정치인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음을 밝힌 바 있다.
"감세철회 지지하는 의원이 훨씬 더 많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에게도 강만수 특보가 전화를 했다"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한참 전화를 하더라"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 분의 정책 때문에 한나라당과 현 정부가 부자 정권이라는 오해를 빚었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그런데 그 분은 아직 그런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감세 철회 기조가 적용되는 시점이 '2013년 이후'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강만수 특보의 주장은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감세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 분이 왜 다음 정부의 일까지 왈가왈부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차라리 한나라당에 입당해서 주장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우리는 다음 정부에서 집권을 해야 할 정당이 아니냐"며 "오히려 강 특보가 대통령의 뜻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부에서는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해 감세를 안 하고 있고, 세금도 다 내고 있다"며 "곧 지금 정부의 정책기조, MB노믹스를 다음 정부에서도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도보수' 노선을 천명한 안상수 대표를 언급하면서 "중도개혁이라는 것은 다시 말하자면 중간층을 끌어오기 위한 것인데, 그런 정당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를 앞으로 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이 앞뒤가 맞느냐"라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오락가락 행보'를 두고 "청와대 경제특보가 전화를 했다고 해서 당의 입장이 왔다갔다 했다면, 그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감세 철회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숫자가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감세정책은 MB정부의 핵심…논란 빨리 끝내야"
한편 당 지도부는 감세 철회 제안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감세정책은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의 핵심"이라며 "논란이 길어져서는 안되고 빨리 끝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당내 사안에 대해 진행과정상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열린 정당으로서 당 내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감세 정책은 4대강 사업과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의 공약 사안"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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