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전도사' 정병국, "망하기 싫으면 종편 하지 마"

"종편은 시대에 뒤떨어져"…말 뒤집기 빈축

정부 여당이 종합편성채널(종편) 허가와 관련해 3~4개를 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미디어법 정국'에서 총대를 맸던 한나라당 소속 정병국 문방위원장이 '종편 선정에 뛰어들었다가 망하는 것은 그 사람들 책임'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는 등 무책임한 발언을 늘어놓았다.

정 위원장은 27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괜히 섣불리 종편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망하는 것도 그 사람들(보수 언론 등) 책임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보수 언론의 예상되는 반발에 대해서는 "(종편을) 안 하면 되죠"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제는 방송통신융합이 되면서 더 이상 칸막이를 칠 수도 없고, 칠 이유도 없게 됐다 그래서 칸막이를 걷어내는 상황이 됐고, 이제 디지털 시대를 뛰어넘어서 스마트 시대라고 하면서 스마트 TV가 내년부터 상용화된다"며 "이제는 채널이 아니고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는데 종편채널을 단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종편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트렌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도전문채널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저는 이것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개인이 트위터를 통해서 (콘텐츠를) 올리면 그것도 방송이 되는 시대고 그게 보도가 되는데, 이런 시대에 보도전문채널을 따로 내준다, 저는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미 우리가 정보를 전달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은 무한대로 열려져 있다"며 "내가 콘텐츠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해야 하는데 플랫폼을 어떻게 내가 확보를 하려고 하는 것, 이것은 시대의 흐름하고 전혀 맞지 않는다"고 종편 사업자 선정 경쟁에 뛰어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 등에서 "종편을 하면 돈만 쓰고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이 지난해 7월 신문의 방송 진출을 허가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총대를 맨 인사여서, 최근 이처럼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진보, 보수 양 측 모두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