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명계좌 관련 금감원 조사를 받기 시작할 즈음 직전 정권 실세인 류우익 주중대사를 만나 이를 상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라 회장이 지난 9월 6일 신상훈 신한지주 회장을 고소하기 전인 8월 24일, 중국에 가서 류우익 주중대사와 만찬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또 "류 대사와 만난 시점은 차명계좌 조성 사실이 드러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가 포착됐던 시점과 겹치는데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결국 실세들이 라응찬 회장을 보호해 왔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하순부터 라 회장의 차명계좌가 개설된 신한은행 지점 등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라 회장이 차명계좌 개설 사실을 인지했다는 정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검찰 등에 자료를 요청한 것도 이 시기다. 라 회장과 류 대사가 만난 시점과 겹친다.
우 의원은 "라 회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촌회(상주촌놈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상촌회 멤버가 바로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주중대사,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등 '권력'과 동일시 되는 현 정권 실세들"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라 회장을 보호하려고 청와대나 이상득 의원이 직접 지시했다고 볼 필요도 없다"며 류 대사와 '상촌회' 회원들의 비호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이어 "지금은 정권 차원에서 신한은행 관련 건은 (비호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급속하게 세게 들어가 조사하고 (라 회장 등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는 것"이라며 "이제는 더 볼 것이 없으니까 3인방(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당연히 퇴진하고 MB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4대 은행 지주회사가 전부 MB인사로 채워졌고, 지금 마지막으로 신한이 엠비에 의해 장악되는 것이다. 그 전 과정에 금감원이 완벽하게 종 노릇을 한 것으로 굉장히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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