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한나라당 내에서도 "G20 정상회의 이후에 처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G20 이전,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집시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당 내에도 적잖은 이견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20일 "지난 18일 최고위원 간담회가 비공개로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집시법 개정안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나왔고, 그 가운데는 집시법 개정안 처리를 G20 이후로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이어 "(이견이 있지만) 모든 권한을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위임하여 야당과 협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의를 제기한 최고위원은 5명 중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시법 개정안을 무리하게 처리하면 정기국회 예산 정국을 앞두고 야당과의 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 일부에서는 "G20특별법이 있는데 집시법 개정안까지 서둘러 통과시킬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이견이 확인된만큼 김 대표도 무리하게 이를 밀어붙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SSM법 처리 등을 앞두고 집시법 개정안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집시법 개정안 강행처리 움직임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헌법불일치 판정을 받은 사항을 G20 회의 핑계로 술책을 쓰려고 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1박2일 동안 세계 각국에서 오는 정상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치안 유지 능력이 그것 밖에 안 돼 국민의 기본권을 항구적으로 빼앗는 법을 개정하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국민의 기본권을 빼앗는 법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발상을 버리고 서민생활에 긴요한 SSM법을 빨리 통과시킬 자세를 가지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집시법 개정안 강행 통과를 시도하면, 예산 국회가 제대로 가겠느냐"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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