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손학규 등장에 '우는 소리', 왜?

홍준표 "손학규 수도권 출신…차기 대선 승부처는 수도권"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민주당이 손학규 대표를 선택한 것을 두고 "한나라당에게 참으로 힘든 정권 재창출의 구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1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학규 대표는 수도권 출신이고 정세균 대표나 정동영 의원 같은 경우에는 호남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호남출신 대표를 만나면 호남정당으로 자리매김이 될 것이지만 손학규 대표가 됐기 때문에 수도권의 (민주당) 지지세가 상승하게 되면 우리로서는 참으로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불리한 구도로 가지 않겠느냐"며 "김문수 지사하고 손학규 대표가 같이 경기도를 기반으로 정치를 하고 있고 또 (둘 모두) 학생운동가 출신이고 성향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손 대표의 대권 경쟁력에 대해 홍 최고위원은 "결국 영남, 호남의 정서는 다음 대선에도 저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고 보는데 문제는 수도권의 표심"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홍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수도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에 압승을 했다. 그래서 손학규 대표나 박근혜 대표, 또 다음에 대권주자가 될 사람들은 아마 수도권 표심에 전력을 다 해야 될 것"이라며 "승부는 수도권에서 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는 민주당 일각에서 "손 대표의 수도권 지지 기반과 민주당의 호남 기반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선거공학적 분석이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지역 연합'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윙 보터(당적에 관계 없이 당면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투표자)'들이 대다수인 수도권 민심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홍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을 비롯해 최근 한나라당 지도부가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과 지지기반이 같다"며 손 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것이, 반대로 손 대표의 선명성을 흐리려는 '물타기 전략' 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