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7일 '원내외 병행 투쟁'을 선언했다. 등원의 전제조건을 달지 않아 사실상 조건 없는 등원 선언이다. 민주당은 이날 이후로 9월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유지를 받들고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등 3대 위기를 극복하고 언론악법 원천 무효화를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 할 일은 의원들이 하고 주말에는 언론악법 투쟁으로 나설 것"이라며 "저처럼 국회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을 중심으로 원외 투쟁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 의원직 사퇴서를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상태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 민생 문제가 우선 논의되야 한다"며 "재정파탄의 주범인 부자감세, 지방 재정 교육 복지를 위협하는 4대강 사업,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정상화, 신종 인플루엔자 대책 등 서민 민생 정책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집권 세력의 반성과 성찰을 통한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며, 3대 위기 수습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5월 이후 장외 투쟁을 통해 얻은 게 없지 않느냐'는 지적에 정 대표는 "옳은 주장을 여권이 외면하고 있는데 앞으로 원내대표단 협상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정 대표는 또 "민주개혁세력의 연대가 필수적"이라며 "원내에서는 야권 연대의 틀을 더욱 튼튼히 하고 원외에서는 민주 시민사회세력과 단단한 연대와 결속을 통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정당', '시민주권모임' 등 친노 세력의 행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야권 통합, 연대는 절실하게 필요한 우리의 행보"라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어떤 목표나 방법을 제안하며 끌고나갈 일이 아니다"라며 "서로 소통하면서 통합과 연대를 이루기 위해 어떤 희생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과감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민주당)는 우리 나름대로 통합과 연대를 위한 기구를 출범시킬 것이고 전방위적으로 노력을 전개해 실질적으로 통합, 연대가 이뤄지고 한나라당과 싸워서 승리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 "현명한 결단"
민주당의 등원 소식에 한나라당은 반색했다. 박희태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민주당이 조건없이 등원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빨리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 일정 등을 협의해서 성과 있는 정기국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지금까지는 등원 조건을 붙이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것을 타파하는 큰 결단을 내렸다"며 "참으로 국민을 위해 다행이고 정치를 위해서도 현명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민주당 동료의원들과 정기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같이 일할 기대가 크다"고 했고, 허태열 최고위원은 "하루속히 여야간 대화가 정상으로 돌아와서 행정구역 개편 문제와 선거제도를 포함한 정치개혁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상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학생이 학교 가고 국회의원이 국회에 가는데 무슨 조건이 있어야 하나. 뒤늦게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국회에서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선공후사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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