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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대강 공모전' 1등작이 당선 취소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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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대강 공모전' 1등작이 당선 취소된 까닭은?

"청계천 만든 MB 측근 양윤재, 이번 '코미디'의 배후"

정부가 4대강 사업 관련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해 놓고 1등 당선작이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당선을 취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9일 "4대강 사업 연계 수변 지역 개발을 위해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수변도시 비전공모'를 실시했지만 1등 당선작이 '4대강 보 건설은 불필요하다'고 제시해 선정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마냥 웃을 수밖에 없는 황당한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2등 당선작도 '영산강 하구언 개방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아 선정이 취소됐고, 이같은 선정 취소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윤재 전 서울시부시장이 주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 건설 불필요' 내용 삭제하면 1등 주겠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정부는 지난해 8월 14일부터 4대강 사업과 연계한 수변 지역 개발을 위해 '수변도시 비전 공모'를 실시했다.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해 지난해 11월 20일 '구미-황색공단에서 녹색 수변도시로'를 1등 당선작으로 선정했지만, 시상을 3개월 여 미루다 지난 2월 10일 재심사를 통해 심사 결과를 무효로 했다.

당시 국건위는 심사 무효와 관련해 "1등 당선자와 같은 대학, 같은 학과의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2등 선정작 역시 출품자 소속 회사 사람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심사 과정의 불공정성이 발견됐다"고 밝혔지만 김 의원은 "이는 대외용으로 국토해양부에 보고한 것이며, 재심 이유와 관련해 같은 문서를 일부 내용만 변경해서 2개 작성했다"며 "두 문서 중 변경된 내용의 '대외주의' 문서에는 국건위가 1등 당선작의 4대강 사업 비판을 문제삼았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대외주의' 문서에 따르면 "1등 선정작의 경우 (하구언 둑을 제거하는 내용은) 가능성에 문제가 있으며 보 설치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정부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건위는 수상작의 순위를 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등과 2등 당선을 취소시키고 입상작 10개를 공동 당선작으로 돌린 것이다. 당초 1억 원이었던 상금도 당선을 취소시키며 2000~3000만 원으로 줄였다.

김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국건위는 '보 건설 불필요' 내용을 삭제하면 심사 결과를 유지할 것이라고 제안했지만, 1등 당선작 출품자는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건위가 재심 이유로 내세운 '불공정 심사'에 대해서도 "총 5차례나 투표를 해 선정했고, 마지막 투표에서 심사위원 7명 중 6명이 투표해 1등 당선작이 5표를 얻는 등 압도적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 1~2명의 편향성 때문에 공정성에 하자가 있다는 국건위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반박했다.

당초 1등 당선작에는 "보의 제방을 신설하지 않고 홍수 조절이 가능하다", "무리하게 물을 확보하고 가두려는 시도들은 결국 실패할 것이다", "침수는 본류인 국가 하천보다 지방 하천과 소하천에서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방하천과 소하천 주변에 저류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실려 있다.

"청계천 만들었던 양윤재가 이번 '코미디'의 배후"

김 의원은 "결국 국건위는 4대강 비판 내용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뒤늦게 선정을 취소한 코미디를 연출한 것"이라며 이같은 일의 배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양 전 부시장은 청계천 사업을 주도한 인사다. 2005년 뇌물수수로 5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6개월만인 2008년 8월 사면됐고, 사면 4개월 만인 그해 12월 장관급인 국건위 위원에 임명됐다.

김 의원은 "MB 최측근 양 전 부시장은 국건위 위원인데다, 재심을 결정하는 회의에도 참여했다"고 주장하며 "MB와 특별한 관계로 볼 때 핵심 국정 과제인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을 1등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여러 정황상 양 전 부시장이 이번 일에 주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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