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장차관 워크숍에서 강조한 '공정 사회'가 사정(司正) 정국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청와대가 긴급히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정 사회는) 말 그대로 우리부터, 나부터 잘 하자라는 의미이고, (사정) 칼날이 어떻고 하는 식의 확대해석은 삼가 달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장차관 워크숍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그런 흐름(사정 강조)이 아니었다"고 분위기를 전한 뒤 "굳이 말하자면 '사정'의 의미는 차가운 느낌이지만 '공정'의 느낌은 따뜻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가치인 공정 사회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거듭 말했다.
전날 장차관 워크숍에서 이 대통령은 "사회 지도자급 특히 기득권자에게 지켜져야 할 기준이 있다. 아마도 기득권자에게는 매우 불편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어쩌면 정부 여당이 먼저 많은 고통과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을 전한 <조선일보>는 기사에 '사정(司正) 드라이브'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이 신문은 또 "공정이라는 가치를 살려 가자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정"이라며 "그 칼은 남보다 우리 쪽에 먼저 대게 될 것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여기서 주춤하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각오들이 있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이귀남 법무 "사정,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정치권에서도 "'공정=사정'이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국회 법사위 결산보고에서 법무부 이귀남 장관은 "(사정 돌풍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 사회를 말하자마자 강력한 사정 돌풍 회오리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는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의 질문에 이 장관이 이같이 답한 것이다.
이 장관은 이어 "(사정은 공정 사회 구현에 있어) 하나의 범주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지만 법무 장관의 발언이기도 해서 묘한 해석을 낳았다. 이정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의 회의가 있었다"고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이 장관을 상대로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 사회는 사정이 아니다는 말을 했다는데 그런 말 들었느냐"며 "'사정'이라는 말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 '공정'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나 해서 묻는 것이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직접 (공정은 사정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은 것은 아니다. 전날 장차관 워크숍에서는 주로 친서민 중도 실용 정책에 관해서 말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오전에 이정현 의원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회의 얘기를 했는데 그 회의는 8.15 (이 대통령이 공정 사회를 천명하기) 이전 1주일 전에 계획됐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에 "장관님은 내가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변하고 있느냐"고 말해 이 장관의 발언이 석연치 않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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