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불법 사찰 피해자 3인방(정두언, 정태근, 남경필)이 연일 계속되는 폭로전, 비방전과 관련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일단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지만, '불안한 휴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의 '남경필 방송 통제 외압설' 해프닝
이같은 상황에서 2일에는 "청와대가 3인방의 방송과 관련해 외압을 넣고 있다"는 설이 돌았다.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의 오동선 PD는 이날 방송에 직접 출연해 "아침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돼있었는데, 저녁 늦게 남 의원 측에서 갑자기 '청와대 전화를 받았다'며 '오늘 방송 출연을 못하겠다, 미안하다'며 일방적인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오 PD는 "우리는 사실상 (청와대의) '압력'이라고 보고 있다"고 외압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펄쩍 뛰었다. 남경필 의원 측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을 남 의원이 자체 판단해 일단 수용키로 한 것"이라며 '청와대 외압설'과 관련해 "처음 듣는다. 외압이 있었다면 남 의원이 되려 방송 출연을 강행했지 그냥 넘어갔겠느냐"고 말했다.
MBC, 불교방송, 평화방송에 연달아 출연키로 했던 정태근 의원의 경우 이날 태풍 때문에 방송사 사정으로 출연이 불발됐다. 이와 관련해 '외압설' 등 추측이 난무했지만 정 의원 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외압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방송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인방, 줄줄이 인터뷰 취소
방송사 관계자들도 "정두언, 정태근, 남경필 의원들이 어제, 오늘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CBS와 S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우리 프로그램도 그렇고 다른 프로그램도 섭외가 안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남 의원 측에서 '외압' 이야긴 못 들었고 '지금은 인터뷰 등을 자제하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정태근 의원 측에서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 좀 무르익으면 다시 말할 때가 있을 것'이라더라"고 전했다.
MBC라디오의 담당 PD도 "오늘 정태근 의원 인터뷰가 취소된 것 자체는 '팩트'"라면서도 "하지만 이유는 정말로 '태풍' 때문이다. 새벽까지만 해도 그냥 진행하려 했는데 오늘 방송 분위기도그렇고 정 의원도 '지역구도 난리고 해서 어렵겠다'길래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당 지도부의 요청을 수용한 이들이 당분간 언행 등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수도권 친이계 3인방이 언제까지 '침묵모드'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상득 의원-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 라인 등 친이계 구영남세력과 수도권 친이계의 갈등은 전혀 진화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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