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양강(한나라당 강용석,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처리 문제를 두고 제각각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물밑 협상설'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강용석 의원은 성희롱 파문으로, 강성종 의원은 사학 비리 파문으로 각각 국회 윤리위 징계, 본회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한나라, 강용석 제명 처리 '미적'…왜?
한나라당은 국회 윤리위 징계와 별개로 강용석 의원에 대한 제명 처리를 미적거리고 있다. 안상수 대표가 전날 "9월 1일 정기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에서 공정한 사회 구현에 맞게 강용석 의원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했지만 1일 강 의원 제명 결정 의총은 불발됐다.
의총 불발 배경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안형환 대변인은 "강 의원이 탈당 의사를 전해와서 오늘 의총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5시 15분 현재까지 강 의원은 탈당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용석 의원 제명과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공정한 사회" 차원에서 다루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강용석 의원의 제명이 늦춰질수록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명분이 약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여론을 의식한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후 늦게 서둘러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내일(2일)까지 (강 의원 탈당 문제에 대한) 설득이 안될 경우 의원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강성종 딜레마'에 골머리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자당 소속 강성종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사학 교비 횡령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성종 의원 체포 동의안은 1일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날 오후 2시에 보고된 안건은 72시간 이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민주당은 현재 강 의원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수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강 의원의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이고, 이 사건 관련자가 1심에서 징역 2년 형을 받는 등 죄질이 중한 사안이어서 민주당이 강 의원을 적극 방어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까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양강' 처리 두고 '물밑 협상'?
이날 여야는 '양강' 처리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폈다. 한나라당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민주당에 대해 "(국무위원 3명을 낙마시켰다고) 국민이 안 무서운 모양"이라고 꼬집었고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총리, 장관) 3명이 낙마했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공세로) 분풀이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받아쳤다.
이같은 신경전과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강용석 의원 제명 건과,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 동의안 건을 연계해 모종의 물밑 협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자꾸 의혹이 증폭될 것 같아서 해명을 드리는데, 연계시키지 않겠다"며 "강성종 의원은 강성종 의원건대로 원칙 지켜나가고, 강용석 의원은 강용석 의원건대로 별개로 원칙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오늘 내일 지켜보시면 정확히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강 연계설'이 나오는 것은 강용석 의원의 한나라당 제명과 별개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에 징계안이 소위에 회부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 윤리위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민주당 등 야당의 협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강성종 의원 건을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할 경우 민주당도 강용석 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수 있다.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또 뒤집어 쓸까 전전긍긍하면서도 뚜렷한 입장을 내지 못하는 여야의 모습이 구태의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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