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오른 상황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가(LH)가 이번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정부 지원을 늘려달라며 '읍소'했다.
LH 이지송 사장은 30일 천안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국민임대주택사업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건설비의 정부 출자 비율을 현행 19.4%에서 30%까지 확대해달라는 것이다. 또한 주택기금 단가를 현행 3.3㎡당 496만8000원에서 696만90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결산 손실시 정부가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도 요구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토해양위에 계류된 상태다.
이지송 사장은 "현재 LH의 부채는 2009년 말 기준으로 109조 원에 달하며 금융 부채는 75조 원으로 하루 이자만 84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저희 회사의 재무 조정, 사업 조정 문제에 있어 많은 의원들께 심려를 끼치고 있어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그 원인으로 "그동안 과도하게 벌여 놓은 국민임대주택 사업, 신도시 건설, 세종시 건설, 혁신 도시 등 전국 방방 곳곳에 사업이 산재해 있고, 더욱이 최근 들어 부동산 침체까지 겹쳐 단기 유동성이 크게 악하돼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통합 초기에 조정되지 못했던 부분들이 합리적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공사가 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지고 국가 전체에 부담을 끼칠 수도 있다"고 '읍소'했다. 이 사장은 "저를 비롯한 LH 구성원 모두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LH는 109조 원 이상의 부채에 허덕이면서도 1000억 원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것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지난 20일 LH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의하면 LH는 올해 지급할 경영 평가 성과급으로 1063억여 원을 책정했고, 이 가운데 940억 원은 이미 지급한 것으로 나왔다.
LH는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전체 6 등급 가운데 2번째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성과급 지급의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당시 평가에서 재무건전성은 전체 평가 항목의 3%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윤석 의원은 이와 관련해 "뼈를 깎자고 하면서 1000억 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한나라 "LH공사 부채가 보금자리주택 탓? 노무현 탓!"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은 이날 이지송 사장에게 질의하며 "지금 일반 국민들은 현 정권 들어 부채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고, 야당은 그 이유를 보금자리주택 등 때문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며 "원인을 소상히 규명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현재 노무현 정부 시절 계획한 사업들이 현 정부 들어와 시행되면서 LH의 부채가 증가했다고 '노무현 책임론'을 펴고 있다. 신 의원이 주장한 국정조사는 '과거 정부'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해 무리한 주택공사, 토지공사 통합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가 파격적 조건으로 보금자리주택을 만들었기 때문에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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