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한나라당이 19일 단독 처리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 일정 단독처리에 이어 두 번 째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의 증인 채택도 불발됐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소유 증거 자료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안원구 전 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결국 청문회 일정은 민주당 위원들이 퇴장한 상황에서 한나라당 위원들만의 의결로 처리됐다. 이 후보자의 청문회는 오는 26일 열린다.
민주당 기획재정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이 끝내 안원구 전 국장의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인사 청문회 일정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지금 한나라당은 필수적인 증인 채택도 거부하는 등 청문회를 무력화시키고 국회를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은 날치기 처리에 대해 사과하고 증인 채택과 청문회 일정 등과 관련해 여야 합의에 다시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 전 국장은 대구지방국세청장 시절 포스코 세무조사에서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 소유라는 자료를 발견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세청 고위직을 통해 사직 권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안 전 국장이 사직을 거부하자 국세청이 내부 감찰을 통해 안 전 국장을 고발했다는 것이다. 현재 안 전 국장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지적한 후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가 국세청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또 안원구 전 국장 감찰에 대해 불법적인 개입을 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안원구 전 국장의 증인 채택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현동 후보자의 불법 인사 개입 의혹은 안 전 국장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유임 로비 의혹을 제기했던 사안과도 연관이 있다. 안 전 국장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이명박 대통령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 정권 실세에게 유임을 부탁했다"고 주장했었다.
이와 관련해 참여정부 시절 국세청장을 지냈던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이 후보자의 "초고속 승진"을 문제 삼고 "그 배후에 이상득 의원, 박영준 차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 파견 나간 2007년 12월 이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3국장이 됐고, 불과 1년만에 국세청 차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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