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관여 안 한다"는 박근혜, 친박 지원 강릉 행

미디어법 '반대표' 논란…"잘 모르시는 분도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강릉을 다녀왔다. 10월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된 이곳에 출마의사를 밝힌 친박 심재엽 전 의원의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것.

박 전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심 전 의원과는 아주 각별한 사이"라며 "오늘 개소식을 계기로 심 전 의원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용기와 힘을 많이 북돋워 달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행사 후 '공천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람의 도리 중에는 의리를 지키는 것도 있다"며 "의리 없는 사람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재엽 위원장은 저를 굉장히 많이 도와주신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심 전 의원을 공천해 달라는 의사를 표명한 셈이다.

심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 전 대표 캠프의 강원도 총책과 직능총괄위원회 부본부장을 맡은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가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현재 공천권에 영향을 끼치는 사무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당내 요직을 친이계가 차지한 상황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직계인 청와대 김해수 정무비서관, 권성동 법무 비서관 등도 강릉 재보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심 전 의원이 불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당 안팎에서 우세한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측면 지원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최악의 경우 강릉 선거가 당내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희태 대표의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와 관련해 '친박계의 지원을 바라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선거와 관련해 제가 여태까지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 사람'만 챙긴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정현, 한선교, 서상기, 유정복 의원 등 박 전 대표의 측근이 대거 참석했다.

미디어법 '반대표' 논란…"잘 모르시는 분도 있는 것 같다"

박 전 대표는 미디어법 처리 당시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는 논란과 관련해 "잘 모르시는 분도 있는 것 같다"며 "여론 독과점 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수정 없이 원안대로 직권상정하겠다고 발표가 돼서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것은 찬성할 수 없다가 (수정안이 반영) 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전 대표는 "아무 수정없이 원안대로 직권상정으로 가는 것을 그저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적어도 내가 내놓은 안 정도는 반영돼야 국민들이 우려하는 독과점 문제 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보고 나라도 나서서 그 안이 반영되도록 끝까지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개입해서 독소조항을 많이 뺐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디어법과 관련한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싸늘한 편이다.

한편 박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와 관련해 "굉장히 위중하시다고 알고 있다"며 "안정이 되시면 가서 뵈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