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먼저 안상수 대표는 자신이 제시한 당직 인선안을 최고위원들에 의해 전면 거부당했다. 후속 인선에 대해서도 홍준표 최고위원은 4일 "여전히 19명 중에 12명이 자기 경선 캠프 사람"이라고 비토를 놓았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 인선안에 강하게 반발한 뒤 퇴장, 의원회관에서 별도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최고위원은 "자기 경선(캠프)에 참여한 사람을 당직에 앉히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안상수 대표의 독선이 도를 넘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홍 최고위원은 "당 전체를 위해 허물이 있는 인사는 과감하게 배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당이 내부적으로 썩고 나태해질 것"이라며 "또한 7.28 재보선에서의 승리가 지도부의 공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대변인으로 임명된 안형환 의원은 이번 최고위원 경선을 거치며 '안상수 사람'으로 정평이 났고, 제2사무부총장에 임명된 이현재 경기 하남시 당협위원장은 안 대표 경선 캠프 핵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인선을 위한 최고위원회 직전에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4선의 남경필 의원도 "경선 이후 (안 대표의) 인사를 보면 처음에는 '경선 뒤풀이'가 아니냐하는 비판이 나오고 그 이후에는 친이 친박이 나눠먹는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무슨 감동이 있겠나"라며 홍 최고위원의 주장에 동조를 표했다.
그러나 홍 최고위원의 '안상수 때리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홍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지명직 최고위원 결정 등 남은 당직 인선을 두고 홍 최고위원이 안 대표를 세게 들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가 '몽니'부린다"는 비판도…
그러나 이날 당직 인선안은 다른 최고위원들 대부분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 안 대표의 일방적 인선안이 모조리 거부돼 '굴욕'을 겪은 뒤의 일이긴 하지만, 안 대표는 이번 인선에 한에서만큼은 다른 최고위원들과 대체적인 협의를 거쳤기 때문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거의 만장일치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홍 최고위원만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결국 자기 정치를 하려고 일부러 몽니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안상수 대표와 홍 최고위원의 갈등은 전당대회 전부터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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