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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수났는데 구경하고, 오리 부르고…재미에 빠진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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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수났는데 구경하고, 오리 부르고…재미에 빠진 시민들

지난 16일 기록적 폭우에 하천·저수지 범람…일부 시민들 때문에 복구에 차질

충북 청주지역에 290㎜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재난안전문자를 수신한 일부 청주시민들이 비상사태에 대비하기는커녕 오히려 물구경에 나서 복구작업에 차질을 빚게 해 실종된 시민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지난 16일 청주에는 오전 7시11분부터 약 1시간 동안 91.8㎜의 폭우가 내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이날 하루 동안 총 290.1㎜의 비가 내려 기상관측역사상 두 번째 강수량을 보였다.

이처럼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청주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을 비롯해 가경천, 영운천, 석남천 등 47개 하천이 범람했으며 상당구의 명암저수지도 범람했다.

이로 인해 주택 746채와 차량 903대가 침수된 것을 비롯해 농경지 112개소 2556.5㏊와 도로 534개소도 침수됐으며 89개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안전처와 청주시, 보은군, 금강홍수통제소 등은 이날 오전 6시40분부터 시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호우경보와 산사태 경보 발령 등 안내문자를 수시로 발송하면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를 수신한 대부분의 시민들이 대피준비를 하면서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그러나 청주시가 오전 10시46분 ‘명암유원지(저수지)가 범람 위기에 있습니다. 시민들은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자 인근 주민 300여 명은 명암저수지로 달려가 저수지 범람 과정을 지켜보는가 하면 사진을 촬영하는 등 국가적 재난을 즐김으로써 잘못된 시민의식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저수지 옆 우암산 붕괴로 토사가 도로로 쏟아져 내렸는데도 구경나온 시민들의 차량들로 인해 복구차량이 현장 진입을 하지 못하는 등 지장을 받았다.

또한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은 산사태로 인해 도로가 막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차량을 몰고 들어갔다가 렉카에 의해 겨우 빠져나왔는가 하면 붕괴가 일어난 바로 옆에서 복구 상황을 지켜보는 등 이기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핸드폰으로 현장상황을 생방송하던 한 BJ(Broadcasting Jockey)는 폭우로 떠밀려온 나무더미 사이를 헤엄치는 오리를 보고 “오리야! 여기 좀 봐 줘. 오리야 ! 인사 좀 해 주렴”이라며 소리를 지르는 등 재난을 마치 오락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진행하는 듯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재난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않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이런 시민들의 몰지각한 행동은 과거 재난 영화를 본 경험으로 현장감을 느끼기 위한 것으로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산사태로 인해 도로가 막힌 명암저수지 주변도로를 복구하던 한 공무원은 “복구차량이 현장에 빨리 가야 하는데 구경나온 시민들이 차량을 이동해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산사태 현장 바로 옆 신기슭에 있던 시민들은 수차례 나오라는 권고도 묵살해 복구보다 시민 때문에 힘들다”고 애로점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충북도내 한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개인주의적 성향에서 나만 잘되면 된다는 경향이 강해지고 남들에 대한 관심을 없어지며 나 자신의 안정만 추구하는 것이 많다”며 “동영상 촬영을 하는 부분에 대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되면서 도덕이나 질서가 무시되는 등 너무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같은 현상은 반사회적 인격성향 또는 나르시즘으로 보이는데 사회가 조급해지고, 충동적이 되는 등 전반적으로 봤을 때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서양문화를 접하면서 쾌락이나 충동적으로 바뀌는 것이 안타깝다”며 “간디나 달라이라마 등 정신적인 지도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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