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정부가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해 79억원의 정부 예산을 불법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4대강사업저지특위 위원장인 이미경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가 수질 개선, 홍수 예방 등에 사용해야 할 예산 중 79억 원을 4대강 사업 홍보에 전용했으며 이는 국가재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총 54억 원의 치수 사업 관련 예산을 4대강 홍보에 사용했는데, 이 가운데 국가하천정비 운영비 31억 9000만원을 홍보비로 전용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끌어다 쓴 세부 내역을 보면 국가하천정비 시설비에서 21억 9000만원, 치수 연구 개발비 2억 원, 수문 조사 및 홍수예보지원 사업비 8억 원 등이다.
이와 함께 국가하천정비 연구개발비에서 2억 원을 전용해 4대강 사업 관련 홈페이지 구축, 브랜드(4대강 사업 관련 로고, 네이밍 등) 개발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즉 4대강 사업 홍보 문구를 정하는데, 하천정비 연구 개발비를 끌어다 쓴 꼴이다.
이뿐 아니라 국토부 수질 개선 사업비는 여행 가이드 북, 리플릿, 스티커 등 제작, 외신용 영문 동영상 제작, 유역별 홍보 영상 및 영문자막, 내레이션 등의 제작 등에도 광범위하게 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수질 개선을 위해 써야 할 가축분뇨공공시설 설치사업비 50억 원 중에서 13억 원을 4대강 사업 홍보비로 전용했다. 이 사업비 중 850만원은 아예 4대강 사업과 특별한 관련이 없는 울산 태화강 관련 특집 다큐멘터리 협찬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환경부 수질 개선 예산에서 전용된 금액 중 1억 750만원은 무가지 및 여성지 기획 기사 및 광고비로 나갔고, 7억 원은 '친환경적 4대강 사업 TV광고' 명목으로 사용됐다. 옥외 전광판 광고에도 1800만 원이 들어갔다.
농림부의 경우 저수지 둑 높임 사업 예산 중 12 억원을 사업과 관련 없는 홍보 예산으로 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역을 보면, 버스 광고, 옥외광고 동영상 제작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4대강 홍보전시관운영에도 1억 원의 농식품부 둑 높이기 예산이 전용돼 쓰였다.
이미경 의원은 "정부가 이처럼 수질 개선, 치수 사업 예산을 예산 편성에도 없었던 '4대강 홍보'를 위해 무리하게 전용한 것은 국회의 예산 심의 권한을 근본적으로 침해한 것이며 예산의 목적 범위 안에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국가재정법 46조(예산의 전용)도 정면으로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 "4대강 농성, 반생명적 투쟁 방법 중단하라"
4대강 사업 추진과 관련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4대강 사업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오히려 환경단체의 4대강 사업 반대 농성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 자리를 갖고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는 반생명적인 투쟁방법을 당장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여주, 경남 창녕에서 서울환경연합 등 환경 단체들은 22일부터 4대강 현장 고공 농성 등을 이어오고 있다.
원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에서부터 현장의 문제점을 점검하겠다"며 "접근 가능한 문제점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새로운 자세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농성 중단을 요청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