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가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21일 중앙선관위의 '과잉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선관위를 선거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사모'는 현재 7.28 재보선에 출마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타깃으로 선거 독려 운동을 하는 등 사실상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박사모 "선관위 탄압 실태 드러나"
정 회장은 이날 진주선관위에서 입수한 '7.28 은평구을 국회의원 재선거 관련 위반사항 조사계획'이라는 자료와 이 자료에 첨부된 '박사모 조사 방향(중앙 지시사항)'이라는 문건을 공개하며 "박사모에 대한 선관위의 탄압 실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에 의하면 중앙선관위는 지난 17일 이후 "사안이 심각하다. 박사모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각 지부에 전달했다. 이 문건은 "중앙(선관)위원회는 반드시 박사모를 조치한다는 의견이며, 그 동안 각종 선거에 개입한 박사모가 더 이상 우리 위원회(선관위)를 우습게 보지 아니하도록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해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문건은 또 "정광용과 4개 지부장을 지시 및 통모하여 낙선 운동을 한 것으로 엮어 고발 검토"하라는 내용, "2~3일 내로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추가 확인되는 것은 수사자료를 통보할 것"이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 문건에는 "7월 17일 버스 4대가 거의 같은 시간 은평 지역 방문한 것은 의사소통(공모)의 정황이 있으니 집중 추궁하고, 경남서부지부 홈피에 게시된 자료 참고해서 중앙 차원의 지시가 있었다는 문답을 받도록 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조사 방법을 지시한 내용도 들어 있다.
정 회장은 "이 문건은 박사모 진주지회장이 진주 선관위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발견한 문건으로 공문서는 아니지만, 선관위가 직접 작성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표적 수사, 탄압 수사를 하라고 중앙 선관위가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중앙 선관위가 본인의 선거 불법 행위가 입증이 안됐으면서도 마치 불법 행위가 확정된 것처럼 사건을 엮어 조사해 처벌하도록 암시한 것"이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선관위를 직권 남용, 선거 방해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진주선관위, 경남도선관위 관계자는 "공문서가 아니므로 문건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도 "그런 내부 자료는 조사 편의상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박사모의 지금까지의 행태가 과도하다는 지적은 많이 나왔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중앙지시사항'이라고 하는 것도 지부에서 전달하는 것을 구술해서 문서화했을지 모르지만, 조사 방향에 대해 지시하는 것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정 회장의 "탄압받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박사모, 적의 적은 우리편?
정 회장은 이날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다"는 것이 정광용 회장의 설명이었다.
박 전 대표 팬클럽이 박 전 대표가 소속된 한나라당을 거치지 않은 것은 '박근혜 전 대표의 적(이재오)의 적(민주당)은 우리편'이라는, '박사모'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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