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6일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회창 당시 총재께서 정권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동안 굉장히 퇴보했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안 대표도 이번에 네거티브(병역기피 공세)를 많이 당하셨다"고 화답했다.
안 대표는 이날 이 대표와 상견례 자리에서 "그때(1997년, 2002년) 대통령을 하셨더라면 잘 하셨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불행하게도 여러 가지 네거티브 (공세) 때문에 억울하게 두 번을 선거에서 패배 하셨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했고, 2002년 대선에서는 아들 병역 비리 의혹 등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했었다. 안 대표는 지난 14일 당대표 경선에서 홍준표 최고위원의 "병역기피" 공세로 곤혹을 치렀다.
양당 대표의 이같은 대화는 병역 문제로 피해를 본 두 정치인의 '동병상련'으로 보이지만, 이 대표의 대선 패배 이야기를 꺼낸 것과 관련해 "안 대표가 인연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덕담을 하려다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이와 별개로 양당 대표는 서로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제가 이회창 총재와 같이 정치를 해보고 싶어 이 당시 총재가 (신한국당에) 입당한 지 보름 후에 저도 입당을 했다"며 "그 후 10년 가까이 총재로 모시면서 대선을 두 번 치렀는데 그동안 저를 많이 아껴주셨고, 정치를 제가 총재님으로부터 배웠다"고 이 대표를 추켜세웠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안 대표 때문이다"라며 "총리를 그만두고 나왔는데, 안 대표가 나한테 자꾸 와서 '이회창 선배가 정치를 하면 나도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말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결국 정치를 하게 됐고, 15대 동기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 입장에서는 정권이나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도 하겠지만 그래도 나라가 잘 되어 나가는 것을 바라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기 때문에 여당이 제대로 잘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던졌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패배 후 보수대연합을 주장했던 이 대표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던 안 대표의 이날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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