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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號' 한나라, 지방선거 이전으로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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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號' 한나라, 지방선거 이전으로 '후진'

[분석] 친이계 내분-계파갈등 속 '당 장악력' 의문

6.2지방선거 패배 후 한나라당이 14일 전당대회를 통해 '안상수호'로 간판을 갈았지만 사실상 '지방선거 이전' 체제로 회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안 신임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 미디어법, 4대강사업 예산 등의 처리 과정에서 야당과의 갈등을 극한까지 끌어올렸었다. '일방독주'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게다가 4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정두언 후보는 지방선거 패배의 핵심 책임자다.

'안상수호'의 탄생으로 권력 누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친정체제'를 강화했고, 집권 하반기도 'MB식 정치'의 연장선을 밟게 됐다.

왜 안상수였나?

근본적으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위기감을 느낀 친이계 대의원들이 "이대로 밀리면 끝"이라는 심정으로 안 신임 대표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 일각에서 제기된 '쇄신' 흐름을 'MB에 대한 반역'으로 느끼고 똘똘 뭉친 것이다.

이는 안 신임 대표와 '대척점'으로 평가받던 중도파 남경필, 쇄신파 김성식 후보가 결과적으로 모두 '탈락'한 것과 맥이 닿는다. 향후 당내 '쇄신' 동력도 힘을 잃게될 가능성이 높다.

▲ 7.14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한나라당 안상수 신임 대표최고위원 ⓒ뉴시스

갈갈이 찢긴 당심…당내 화합 가능할까?

'안상수호'가 'MB친정체제'인 만큼 한계는 명확하다. 이 대통령의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친이계 내부 권력투쟁 양상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이 대통령의 권력 누수가 시작됐다는 관측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고, 이 때문에 안 신임 대표의 당 장악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안 신임 대표는 친이계 '내분'을 수습할 수 있을 정도의 당내 지분도 없다. "20%대 대표"라는 꼬리표가 이를 방증한다. 청와대와 각을 세울리도 만무하다.

결국 '정권 창업 공신'들의 싸움인 '이상득 VS 정두언'의 2차전에 오히려 안 신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계파 화합'도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친박계는 일찍부터 안 신임 대표를 '정적'으로 상정해왔다. 그간 주요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이 대통령의 '오더'를 충실히 이행해온 데다, 원내대표 시절 세종시 정국을 거치며 친박과의 관계 개선을 사실상 포기했기 때문이다. 안 신임 대표가 '화합'을 얘기하는데 대해 친박계 핵심 의원들이 '코웃음'을 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정 운영 방식, 어떻게 될까?

안 신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해 왔다. 특히 지난해 7월 미디어법 정국에서 집권 여당이 먼저 본회의장을 점거한 것은 안 신임 대표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일종의 '과잉 충성'이 빚어낸 일이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오더'를 충실히 받아온 안 신임 대표가 야당의 4대강 사업 속도전 비판, 친박계와의 세종시 '플러스 알파' 논란 등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과 관련해 당장 '쇄신' 목소리는 잦아들수 있지만, 안 신임 대표가 정국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당 비주류들의 '쇄신 요구'는 언제든 또 불거질 수 있다. 7.28 재보선이 그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안 신임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와 '쇄신파+소장파'의 잦은 마찰이 예상된다.

안상수 "7.28 재보선에서 새 지도부 안착 도와달라"

안 신임 대표는 재보선에 대한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 신임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새로 취임한 지도부가 안착할 수 있도록 재보선에서 국민들이 도와줬으며 좋겠다"고 했다.

공식적인 한나라당의 입장은 "8곳 중 1명만 당선시켜달라"는 것이다. 일종의 '출구전략'을 가동한 셈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6.2지방선거 이전으로 돌아간 한나라당에 지방선거에서 등돌린 민심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부 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하는,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 팽배한 '비관론'도 이를 뒷바침해 준다. 게다가 '국정 농단' 논란 등 악재가 겹쳐 여당의 지지세는 매우 약해진 상황이다.

재보선 최대 관심 지역인 은평을 선거에 출마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당락 여부도 새로 출범한 '안상수호'의 항로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이 낙선할 경우, 선거 패배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고, 당선되더라도 박근혜 전 대표와 이 전 위원장 등 '거물'들의 권력 다툼 속에서 당 대표의 영이 제대로 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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