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 마지막 TV 토론은 유력 주자인 안상수 후보에 대한 인신 공세, 그리고 '친이계 권력 암투' 관련 폭로의 '연장전'이었다. "점점 '진흙탕 싸움'이 되간다(나경원 후보)"는 푸념이 한나라당 내에서도 나온다.
홍준표-김성식, 안상수 '병역 기피' 의혹 집중 추궁
'양강'으로 평가받는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그리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진상 규명 검사' 안상수의 대결. 그러나 토론 주제는 안 후보의 병역 기피 의혹이었다. 홍 후보는 이날도 안 후보의 '병역 기피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홍 후보는 언론 사설 등을 인용하면서 "병무청에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보면 병역 면제 과정에서 12년 동안 문제가 있었다. 언론에서는 '어떻게 이런 분이 검사되고 4선 의원이 됐나', '안상수는 병역 기피 종합 비리 백화점'이라고 하더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병역 기피를 한 것이 아니다. 75년에 사법시험을 합격해서는 법무관에 지원했다가 몸이 아파서 나왔다. 언론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쓰는 것 아닌가"라고 맞섰다. 그러자 홍 후보는 "(안 후보는 행방불명으로) 지명수배가 됐었다. 왜 자꾸 (기피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느냐"고 몰아붙였다.
'쇄신파' 김성식 후보도 가세했다. 김 후보는 "안상수 후보가 병역 문제 의혹에 시달리면 당원들이 힘들어지고 정권 재창출도 힘들어진다"라며 "제 친구는 고시 공부하면서 영장이 왔는지 계속 체크하고, 심지어 병무청에 직접 물어보기도 하더라. 법조인이 될 분이라면 법적으로 징집 기간임을 알았을텐데,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지도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저는 이곳 저곳 절을 옮겨다니며 고시 공부를 많이 했는데, 당시 우리 고향집에는 노모 혼자만 있었다"며 "노모가 글을 모른다. 영장이 왔는데, 영장인지 아닌지 몰라서 연결이 안됐다"고 해명했다.
안상수 "옆집 개가 10마리였다" vs 홍준표 "정확히는 4마리"
홍 후보는 안 후보의 97년 '옆집 고소 사건'을 들춰내기도 했다. 홍 후보는 "97년 7월 모 일간지 기사를 보면, 안 후보가 옆집 개를 이유로 2000만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자신의 지역구 사는 옆집 사람과 '개소리' 때문에 화합을 못한 분이 어떻게 당내 화합을 이야기하느냐"고 따졌다.
안 후보가 "묘한 것도 조사했다"고 불쾌한 심경을 내비치며 "당시 아이가 고3 수험생이었는데, 옆집에 개를 10마리를 키웠다. 얼마나 냄새가 나고 시끄러운지 상상해보라"고 받아쳤다. 이에 홍 후보는 "(10마리가 아니라) 정확히 진도개 한마리, 섀퍼드 한마리, 그리고 새끼 두마리다"라며 "아이를 다른 곳에 하숙시키든지 해야지, 그래놓고 어떻게 당내 화합을 논하느냐"고 몰아세웠다.
정두언 "'삼천궁녀'가 3000명은 아니지 않나"
'영포 라인', 선진국민연대 등의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한 공방도 이어졌다. 당내 '이상득계'와 맞서고 있는 친이계 '구주류' 정두언 의원의 싸움 와중에 친박계 이성헌 후보가 옆에서 불을 지피고 있는 형국이다.
두 후보는 서대문에 지역구를 이웃하고 있고, 각각 친이계, 친박계를 대표하는 '차세대 주자'다. 그러나 '공방전'의 주제는 "이적 행위'였다. "민주당에 자료를 건넨 배후에 정두언 후보가 있다"는 이 후보의 주장과 관련해 두 후보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가 제기한 '정두언 배후론'과 관련해 정 후보는 "사실 무근"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는 민주당의 분열책이다. 우리끼리 싸움을 벌인 것인데, 야당 대표가 보면 얼마나 즐겁겠느냐"고 '자제'를 제안했다.
정 의원이 "(선진국민연대 등의 국정 농단 관련 자료가) 100가지가 넘는다"고 발언한데 대한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하도 (의혹이) 많이 나오니까 '100가지도 넘는다'는 표현을 쓴 것이다. 삼천궁녀가 3000명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성헌 후보는 "실제로 불을 지른 사람이(정두언) 시치미 뚝 떼고 불을 끄자고 하면 어안이 벙벙하지 않나. (정 후보 측근이 민주당에 '국정 농단' 의혹 관련 자료를 넘겼다는) 근거는 가지고 있다"고 맞섰다.
이 후보는 "가장 큰 문제는 싸움을 하면서 야당의 끌어들여, 야당에 자료를 제공하고 공격을 유도한 것이다. 제게 제보한 분 말을 들어보면 , 국무총리실 고위 간부가 거기 자료를 한쪽 편에 넘겼다고 했고, 내가 여러 모로 확인해보니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며 정 후보가 '이적행위'를 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정 의원은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이) 명예훼손으로 이 의원을 고소했다.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는데 왜 그러느냐"며 이 의원의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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