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4일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제기한 대리투표 의혹을 반박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완전히 부정선거를 하기 위한 조직적인, 역사상 일찍이 없었던 가장 비열한 투표 방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불법 투표방해행위 진상조사단' 채증팀장인 박민식 의원은 민주당이 제기한 신문법 표결 당시 '사전 투표' 의혹에 대해 "당시 오후 4시 2분 17초에 "투표를 다시해달라"는 이윤성 부의장의 멘트는 투표 개시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 "이 부의장이 '투표가 불성립했다'고 말한 4시 3분 40초가 투표 개시 선언"이라고 주장하며 이전에 행해진 68건의 투표에 대해 '사전 투표'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채증 결과 브리핑을 통해 "저도 (투표를 한) 68명중 한명이었다. 어떻게 의장의 (투표 개시 선언) 멘트가 없는데 마음대로 나가서 투표를 한다고 상상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투표 당시 자신의 의석에 앉아 있지 않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박 의원은 "문제는 '누가 대리투표를 했느냐'인데 민주당의 주장은 '누가'라는 주어가 없다"며 "개인적인 감으로는 통상의 대리투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송으로 치면 대단히 약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본회의장에 참석하지 않은 나경원 의원이 '재석'으로 기록된 점에 대해선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며 "민주당의 모 의원이 걸어와서 나경원 의원석의 버튼을 누르고 있다"며 "이 분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서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투표 방해 행위'라며 맞불을 놓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사전 투표', '대리투표' 의혹 등을 제기한 전병헌 의원과 현기환 의원의 모니터를 발로 차서 부순 백원우 의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태원, 조해진 의원의 터치 스크린을 건드렸다"는 민주당의 주장과 관련해 당사자로 지목된 이화수 의원도 민주당에 대한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한나라당이 완전히 금도를 넘어서는 용어를 쓰며 비난과 덮어씌우기를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투표개시 시간이 어떻다는 것은 영상으로 확인하면 된다"며 "이윤성 부의장이 표결이 불성립됐으니 다시 투표하라고 말한 이후부터 공식적인 투표 개시 시간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또한 원내에서 대리투표 공세를 이어가는 한편 이날부터 2박3일간 텃밭인 호남을 방문해 미디어법 원천무효를 위한 100일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오는 6일 광주 금남로에서 미디어법 규탄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호남의 전통적 지지층 규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대표는 장외집회가 사전선거운동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언론악법 때문에 난처한 입장에 처한 한나라당의 물타기 전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