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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기피' MB, 5.18 기념사도 "거리의 정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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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기피' MB, 5.18 기념사도 "거리의 정치 때문에…"

2년 연속 기념식 불참해 총리가 대독 "이념의 굴레 벗자"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권위주의 정치가 종식되고 자유가 넘치는 나라가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 민주사회의 자유에 걸맞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화해와 관용에 기초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기념사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중도실용주의는 '작은 차이'를 넘는 '대승적 타협'"

특히 이 대통령은 "많은 분열과 대립이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분단으로 인해 숱한 비극을 겪었으면서도 지역과 계층, 이념 등에 따라 또 다시 완고한 분단의 벽을 세우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출발점인 생산적인 대화와 토론이 뿌리내리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법을 무시한 거리의 정치와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기대는 일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대해 최근 이 대통령이 직접 불편한 심경을 밝힌 것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중도실용주의는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의 굴레를 벗고 우리가 당면한 현실로부터 출발하여 열린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견해가 갈리고, 이해관계가 다소 달라도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 서서 작은 차이를 넘어 대승적 타협을 이루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이것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길이자,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선진일류국가의 초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빈 여러분! 30년 전, 이곳 빛고을 광주에서는 조국의 민주화를 향한 염원이 횃불처럼 힘차게 타올랐습니다. 그날 민주, 인권, 평화를 지키기 위해 꽃다운 목숨을 바친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높은 자긍심으로 고난의 세월을 이겨 온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부상자,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광주 시민 여러분, 5.18민주화운동은 1960년 4.19혁명에서 그 씨가 뿌려지고 1987년 6.10민주항쟁으로 열매를 맺은, 한국 민주화를 향한 도정에서 시대의 획을 긋는 거대한 분수령이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연약한 싹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밑거름 삼아 우람찬 거목으로 자라났습니다.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우리 국민들은 시련에 찬 민주화의 고비마다 5.18민주화운동으로부터 꺼지지 않는 빛을 발견해 왔습니다. 또한 광주 시민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민주화는 평화적으로 성취되었습니다. 그날의 큰 비극을 통해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보이지 않는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민주화는 산업화에도 정당한 명예를 찾아 주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은 참으로 우리 민족의 운명을 바꾼 커다란 업적이었지만, 민주화 없는 산업화만으로는 세계에 당당히 설 수 있는 품격 높은 국가가 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은 2차대전후 전 세계에서도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 놀라운 위업에 세계는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이제 그 바탕위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올해로 30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이제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젊어지는 큰 강물이 되어, 한국 민주주의의 새 물결로 거듭 나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민주영령들의 피땀으로 성취된 우리의 민주주의 제도가 그 정신과 문화에 있어서도 성숙, 발전되고 있는지 거듭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화해와 관용에 기초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권위주의 정치가 종식되고, 자유가 넘치는 나라가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 민주사회의 자유에 걸맞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분열과 대립이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남북 분단으로 인해 숱한 비극을 겪었으면서도 지역과 계층, 이념 등에 따라 또 다시 완고한 분단의 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출발점인 생산적인 대화와 토론이 뿌리내리지 못했습니다. 법을 무시한 거리의 정치와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기대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중도실용주의는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의 굴레를 벗고 우리가 당면한 현실로부터 출발하여 열린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견해가 갈리고, 이해관계가 다소 달라도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 서서 작은 차이를 넘어 대승적 타협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길이자,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선진일류국가의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과 함께 더 큰 대한민국, 성숙한 세계국가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5.18민주화운동의 빛나는 정신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마침 세계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국제회의가 잇달아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되어 우리 대한민국의 국운이 한껏 뻗어갈 둘도 없는 기회를 맞았습니다. 금년 11월에는 세계경제의 최상위회의인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리고, 2012년에는 세계안보의 최상위회의인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국민들의 진심어린 염원과 성원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도 우리는 경제선진화와 함께 정치선진화를 이룩해야 하겠습니다. 온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정성을 모아 우리 후손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새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하겠습니다.

신록이 우거져 가는 5월에, 이 땅에 화해와 관용이 넘치는 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우고, 온 국민이 다 함께 잘사는 선진일류국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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